충남 아산경찰서는 아산의 한 벤처기업에서 자신이 관리 중인 법인 계좌에서 47억원을 빼내 달아난 윤모씨(34)를 광주광역시 은신처에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1일 발표했다. 경찰은 또 윤씨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범인 도피)로 신모씨(34)를 구속하고 최모씨(45)에 대해선 같은 혐의로 조사 중이다.
윤씨는 지난 4~7일 법인통장의 회사 공금 47억원을 자신 명의의 5개 통장으로 계좌 이체하고, 서울 강남 일대 은행 10개 지점을 돌며 33억6000만원을 현금으로 찾아 달아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윤씨는 재무팀 부하직원을 미리 휴가 보내고 그 사이 범행을 저질렀다. 윤씨는 범행 직후 찾은 돈으로 강남의 특급호텔에 머물며 백화점에서 명품 쇼핑을 하고 도피를 도와준 최씨 명의로 벤츠 승용차를 구입, 운행해왔다.
특히 윤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눈과 코를 성형수술했으며, 광주에서 원룸도 3곳이나 얻어 옮겨 다니며 숨어 지내왔다.
아산경찰서 지능팀 고욱환 경감은 “얼굴 인상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며 “검거되자 굉장히 침착하게 범행 일체를 털어놨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체 횡령액 47억원 중 아이스박스에 담아 고향 야산 텃밭에 묻어 둔 16억원과 은신처 빌라에 숨겨 놓은 11억5000만원, 지급정지되면서 찾지 못한 13억4000만원 등 모두 40억9000만원을 회수했다.
아산=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