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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콘밸리 갑부들, 노벨상 상금 3배 생명賞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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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을 고치는 행위가 미식축구 '터치다운' 보다는 가치 있어야…"

    세르게이 브린·저커버그 등 4명…5000만弗 출연 '생명재단' 설립
    수상자 11명에 각각 300만달러

    1895년 11월27일. 다이너마이트 발명자인 알프레드 노벨은 “인류 복지에 가장 구체적으로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하라”는 유언과 함께 유산 3100만크로나(현재 환율 기준 약 52억원)를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에 기부했다. 노벨상의 시작이다. 덕분에 수많은 혁신이 탄생했다. 노벨의 기부는 현대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으로서의 사회적 책무)의 모델로 꼽힌다.

    2013년 2월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UC샌프란시스코에 21세기판 노벨들이 모였다. 이번엔 정보기술(IT) 분야의 거물들이다. 애플 이사회 의장인 아서 레빈슨,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러시아 최대 포털 메일닷알유(mail.ru) 창업자 유리 밀너 등이다.

    이들은 1차 기금 5000만달러(약 540억원)를 모아 ‘생명과학혁신상재단’을 세웠다. 재단은 과학자 11명을 선정해 이날 첫 시상했다. 수상자 중에는 줄기세포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야마나카 신야 캘리포니아대 교수도 있었다. 상금은 개인당 300만달러. 노벨상(100만달러)의 3배다. 1년에 5차례 시상하며 수상 인원은 제한이 없다.

    IT 기업인들이 왜 생명과학상을 만들었을까. 최근 ‘진정한 혁신’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1세기를 혁신의 세기라고 하지만 진짜 혁신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기술투자의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 벤처캐피털로 넘어가면서 단기간 내 수익을 낼 수 있는 IT 분야 기술에만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에 길게는 수십년이 걸리는 우주과학이나 의약품 분야에는 투자금이 끊겼다.

    결국 스마트폰 등 편리한 IT기기들은 많이 생겼지만 수십억명의 생명을 살린 20세기의 인슐린, 수세식 변기와 같은 진짜 혁신적인 발명품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재단 창립자 중 한 명인 브린은 “병을 고치는 행위가 터치 다운(미식축구에서 공을 가지고 상대편의 골라인을 넘는 일)보다는 더 가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식축구 선수들은 수백억원의 연봉을 받지만 생명과학 연구자들은 연구비가 없어 힘들어하는 상황을 촌평한 것이다.

    수상자 선정 과정도 혁신적이다. 매년 수상자는 다음 수상자를 정하는 심사위원이 된다. 선정과정이 투명해지는 것이다. 노벨상이 뇌물을 받고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의혹을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새롭게 개발한 것이 없어도 한 분야에 꾸준히 노력한 공로가 있으면 수상자가 될 수 있다. 누구든지 재단 홈페이지에 수상자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나이 제한도 없고, 중복 수상도 가능하다. 수상자들은 대중을 상대로 무료로 강연을 해야 한다. 재능 기부의 장을 열어준 것이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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