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세상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온 선수들의 선전이 동계체전을 더욱 빛내고 있다.

여자 바이애슬론의 고은정(안성고)은 20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고등부 개인경기 12.5㎞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전날 18㎞계주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중학부이던 지난해 스프린트 6㎞, 18㎞계주, 개인경기 10㎞에서 3관왕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던 고은정은 고등부에서 처음 경기를 뛴 올해도 3관왕을 향해 순항했다.

총을 메고 설상을 달려야 하는 바이애슬론은 초·중·고·일반부의 코스 길이가 개인경기의 경우 5㎞부터 20㎞까지 모두 달라 처음 뛰었을 때 적응이 쉽지가 않다.

박철성 대한바이애슬론 연맹 국장은 "(고)은정이가 체격이 크지 않음에도 타고난 끈기와 노력으로 선배 선수들 사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고등부에서 메달 3개를 따낸 김경남(평창군청)도 이날 여자 일반부 개인경기 15㎞에서 정상에 올라 성공적으로 적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처음 여자 고등부에서 경기를 펼친 알파인스키의 꿈나무 김소희(상지대관령고)는 슈퍼 대회전, 회전, 복합에서 3관왕에 올랐고, 대회전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1년 3관왕을 차지했던 김소희는 지난해 4종목을 모두 휩쓰는 기염을 토했었다.

알파인스키는 고등부 이상부터 모든 선수가 같은 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함께 경기를 치르고 시상만 종목별로 나눠서 한다.

일반부 선수들과 같은 코스를 뛰었음에도 뛰어난 성적을 거둔 김소희는 시즌이 끝나면 바로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체대를 졸업한 남자 알파인스키의 강자 정동현(경기도체육회)은 일반부로 올라와서도 무한 질주를 이어갔다.

정동현은 남자 초등부에 출전했던 1999년 동계체전을 시작으로 15년 동안 대부분의 출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3위 밖으로 떨어진 적은 한 차례밖에 없다.

지난해 2관왕을 올랐던 정동현은 올해 슈퍼 대회전과 회전, 복합에서 모두 1위를 하며 3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정동현이 일반부로 떠난 덕분에 경쟁 상대가 사라진 경성현(고려대)은 대학부 4관왕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중학부로 올라간 스피드스케이팅의 김민석(평촌중)과 크로스컨트리의 이의진(도암중)도 초등부에서 보여줬던 실력을 그대로 이어갔다.

지난해 남자 초등부 3관왕을 했던 김민석은 올해 중학부에서 3,000m, 5,000m, 8주 팀추월 등 평소보다 장거리 종목에 출전했지만 전 종목에서 예선부터 결승까지 단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에 걸쳐 2관왕에 올랐던 이의진 또한 올해 크로스컨트리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손에 넣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평창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