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거시정책통이다. 1998년 김대중 정부 당시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 밑에서 대기업 간 ‘빅딜’ 방안을 마련했을 정도로 아이디어가 풍부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행정고시(23회) 동기로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래 재정경제부 정책조정심의관, 경제정책국장을 거치며 정통 경제관료로 경력을 쌓았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재경부 차관보를 맡으며 부동산정책 등 거시경제정책을 총괄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한승수 국무총리가 발탁해 총리실 국정운영실장(1급)을 맡았다. 차관 승진을 앞두고 있었지만 당시 한 총리의 강력한 요청으로 총리실에 합류했다. 2009년부터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차관급)을 맡아 정운찬 당시 국무총리가 주도한 세종시 수정안의 실무기획단장을 지냈다. 세종시를 행정중심도시가 아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수정안을 추진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공직을 떠나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로 일하다 2011년부터 조세연구원장을 맡아 조세와 재정 정책에 대한 조언을 해왔다.

능력에 비해 관운이 없었다는 평이다. 재경부 차관보 재직 당시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으로 일하고도 차관으로 돌아가지 못한 점, 실패로 돌아간 세종시 수정안에 책임을 지고 총리실 사무차장에서 물러난 점 등이 그렇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KS’ 출신으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석사, 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학구파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김대기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기고 동기다.

합리적인 성품에 일 처리가 꼼꼼해 주변의 신임이 두텁다. 2006년 재경부 경제정책국장 재직 시절 부처 공무원 직장협의회가 뽑은 ‘가장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충남 논산(57)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옥스퍼드대 경제학 석사, 정책학 박사 △대통령 경제수석실 행정관 △국제통화기금(IMF) 자문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국무총리실 국정운영실장, 사무차장 △한국조세연구원장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