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대규모 금융완화와 엔저(低) 유도 정책(아베노믹스)을 공식 지지했다. 반등세를 보이던 엔화 가치는 1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전날보다 달러당 1엔 이상 떨어진 94.46엔을 기록, 2년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다시 하락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성장 촉진과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공개적으로 아베 정부의 손을 들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브레이너드 차관의 발언과 관련, “통화전쟁을 둘러싼 불안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미국 정부로부터 보증 문서를 얻은 것”이라고 논평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중앙은행) 총재는 “유럽 정치권이 환율정책에 지나치게 끼어들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경계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12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하며, 특정 환율을 목표로 삼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한다”고 발표했다. G7은 이어 “재정·통화정책은 자국의 개별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맞춰야 한다”며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조치는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