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증시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거래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여전히 상승장에 올라타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범유럽 주가지수인 FTSE 유로퍼스트300의 하루 거래량은 2007년 최고점에 비해 45% 이상 줄어들었다. 지난 1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5년여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14,000선을 돌파했던 뉴욕증시 거래량도 2009년 상반기에 비해 40%가량 줄었다.

무엇보다 정치적 변수가 주식시장을 좌우해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존 피잭컬리 노무라 유럽법인 대표는 “유럽 재정위기 발생 이후 정치인들이 (회의장) 문을 나서면 기자들이 마이크를 갖다 대고, 그들이 무언가를 말하면 주가가 움직이는 패턴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이나 거시 경제에 비해 정치적 변수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아예 거래 자체를 꺼리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활동이 줄어든 것도 거래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회사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는 140억달러로 2011년에 비해 3분의 2가량 줄었다. 새로운 주식이 공급되지 않다 보니 그만큼 거래량도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