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철강업계가 셰일가스를 연료로 쓰는 제철소를 짓는다고 한다. 최대 철강업체인 유에스스틸이 오하이오주 로레인에 천연가스용 제철 공장을 건설키로 했으며 2위 기업인 누코어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연내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철강기업 푀스트알피네는 아예 미국에서 가스용 제철공장을 세우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셰일가스를 이용하면 기존 연료인 코크스를 쓸 때에 비해 비용이 20%나 줄어든다고 한다. 제조원가의 혁명적 절감이다. 가뜩이나 공급 과잉에 고민했던 미국 철강업계다. 철강 경쟁력을 살리려는 분위기가 완연하다.

미국 전력업계도 셰일가스 쓰나미에 휩싸여 있다. 최대 전력 생산기업인 듀크에너지는 엊그제 플로리다주 크리스털리버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고 대신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천에 널린 셰일가스가 원자력보다 훨씬 값이 싸기 때문이다. 2020년이면 미국 전력 생산의 절반을 셰일가스가 채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석유화학업계는 더하다. 이미 셰일가스를 원료로 저가 화학제품을 내놓고 있는 미국 업계다. 미국산 저가 폴리염화비닐(PVC)의 공습에 국내 석유화학업체 수출에 비상이 걸릴 정도다. 일본의 스미토모화학은 아예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의 일본 내 생산을 사실상 중단하고 2015년 지바공장의 문도 닫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에틸렌의 가격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일본 미쓰비시케미컬은 셰일가스를 원료로 쓰기 위해 멕시코 연안에 거대 에틸렌 공장을 짓고 있는 다우케미컬과 합작에 나서고 있다.

셰일가스의 파고가 모든 산업에 파급되고 있다. 곧이어 자동차 전자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기업의 경쟁력이 계속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셰일가스가 불러온 제조원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 같다. 박근혜 정부가 이런 변화에 과연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