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4월부터 보험회사들이 판매하는 종신보험 암보험 등 보장성 보험료가 최대 7~8% 오른다. 보험료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표준이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조정될 예정이어서다.

6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연 3.75%인 표준이율이 4월부터 3.5%로 0.25%포인트 떨어진다. 표준이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으로 내주기 위해 미리 쌓아 놓는 돈(책임준비금)에 붙는 이자 성격으로, 표준이율이 낮아지면 보험사의 적립금 부담이 커진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올리거나 사업비 절감을 통해 추가 비용을 흡수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시장금리 등을 반영해 새 표준이율을 산출한 결과 지금보다 0.25%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왔다”며 “4월부터 보험사의 재무적 부담이 다소 늘게 됐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즉각 보험료 인상 작업에 착수했다. 영업 환경이 악화하고 있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A생명 고위 관계자는 “일단 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료에 한해 7~8% 올린다는 기본 방침을 정했다”며 “보험 종목에 따라 인상 폭과 시기를 달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월 이전 가입자들은 이번 보험료 인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일부 보험사가 다음달 말까지 ‘절판 마케팅’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당국이 표준이율 계산식을 보수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보험사들이 4월에 이어 조만간 또 한 차례 보험료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표준이율 산식을 다시 만들고 있다”며 “상반기 중 새 계산식을 발표한 뒤 내년께부터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연속적으로 두 차례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경우 신규 영업이 위축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순이익이 많이 나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초 ‘보너스 잔치’까지 벌인 보험사들이 표준이율 인하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 표준이율

2001년 보험료 자율화 후 보험사 간 과당 경쟁 및 재무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도입된 기준 이율. 보험사들은 표준이율에 따라 책임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표준이율이 떨어지면 준비금 부담이 늘어난다. 매년 4월 안전계수, 시장금리 등을 반영해 0.25%포인트 단위로 조정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