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보육료 꼼수' 제재…한도액 넘겨 인상하면 환수
정부가 보육료 편법 인상의 수단이 되고 있는 어린이집 특별활동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별활동비 상한액은 매달 10만~20만원 선으로, 정부의 일반 보육료 지원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어린이집이 상한액 이상의 특별활동비를 받거나, 실제 들어간 비용보다 더 걷다가 적발되면 형사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0~5세에 대해 사실상 무상보육을 실시함에 따라 국민들이 보육료 절감을 피부로 느끼게 하기 위해 특별활동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공립과 공공형 어린이집은 물론 민간이 운영하는 곳도 특별활동비 등 필요경비의 상세 내역을 공개하도록 했다.

정부는 그동안 보육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정부 지원을 확대하고, 부모 추가 부담금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했다. 어린이집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특별활동비 명목으로 부모에게 별도의 부담을 지워 보육비용 감소에 대한 체감도가 낮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보육료는 정부 지원금, 부모 추가 부담금, 특별활동비를 비롯한 필요경비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실제 부모가 부담하는 것은 추가 부담금과 특별활동비 등이다. 추가 부담금 상한선은 가장 높은 경기도가 만 3세 과정에서 월 7만8000원 수준이다. 경북은 1만7000원으로 가장 낮다. 이에 비해 특별활동비 상한선은 훨씬 높다. 강남구는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이 모두 21만원에 달했다. 어린이집들이 특별활동비를 편법적인 보육료 인상 수단으로 사용한 셈이다.

어린이집들은 “상한액을 모두 받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상한액이 부모의 부담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특별활동비 상한선은 서울에서도 구별로 큰 차이가 난다.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강남구에 이어 서초(17만원), 동작(16만원), 강북·송파(15만원)가 가장 높은 구로 나타났다. 반면 성북과 노원은 9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금천구도 10만원을 밑돌았다. 국공립 어린이집 가운데 상한선이 가장 낮은 구는 강동구로 5만원에 불과했고, 성동·은평·서대문구는 6만원이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공립이라도 지자체장이 지역 사정을 보고 상한선을 정하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별활동비와 함께 보육료(부모 부담금) 한도액을 지키지 않은 어린이집에 대해서도 행정 처분을 강화하기로 했다. 상한액보다 더 받으면 부모들에게 더 받은 것을 돌려주라는 시정·변경 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최대 3개월간 시설 운영을 중지시키기로 했다.

김용준/김유미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