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는 웬만해서는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 당연히 가격민감도도 높아진다. 그런데 이런 소비 특징 때문에 불황일수록 더 크게 웃는 기업이 있다. 미국의 저가할인판매점 달러제너럴(Dollar General)이다.

지난 5년간 평균 4.3%의 성장률을 보이며 ‘포천 500대 기업’에 선정된 달러제너럴은 2012년 4월 기준으로 미국 전역의 1만개가 넘는 매장에서 연 148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취급 제품은 대부분 1달러 이하로, 한 고객이 한 번 매장을 방문해 쓰는 금액은 평균 8달러가 채 안된다. 그런데 어떻게 이처럼 놀라운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을까?

가장 큰 비결은 ‘단순한 매장’ 설계에 있다. 어느 매장이나 크기를 628㎡(약 190평)로 통일했다. 미국 내 할인점치고는 작은 규모다. 달러제너럴을 찾는 주 고객은 3~4명의 가족이 있는 저소득층 여성으로, 평균 연령은 49세다. 연령이 비교적 높고 시간적 여유는 적은 그들에게 대형 매장은 오히려 불편하다. 또 모든 매장에 동일한 레이아웃을 적용했다. 상품의 95%는 어느 매장에나 같은 위치에 배치하고, 나머지 5%만 지역의 특성에 맞췄다. 다른 지역 고객이라도 전혀 불편함이 없게 한 것이다. 다른 할인점들이 상품을 켜켜이 쌓아놓고 가격은 선반이나 천장에 표시한 반면 달러제너럴은 모든 상품을 고객의 눈높이에 놓고 가격은 상품의 오른편에 크게 한눈에 보이도록 했다.

둘째, ‘단순한 가격’을 제공한다. 99센트 단위로 가격을 책정, 소비자를 현혹하는 ‘요술 가격’을 버리고 1달러 단위로 가격을 붙인다. 예를 들어 ‘엽서 2장에 1달러’ ‘비누 5개에 2달러’식이다. 가격대가 일정하면 계산 시간이 훨씬 줄어든다. 덕분에 달러제너럴은 매장마다 세 대씩 있던 계산대를 두 대로 줄여 매장 공간과 인건비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

셋째, 달러제너럴에는 고객 데이터 수집 및 예측 시스템이 없다. 계산 및 재고관리 등 ‘단순한 시스템’이 전부다. 달러제너럴은 남이 뭘 하든 사업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돈을 쓰지 않는다는 확고한 방침이 있다. 달러제너럴이 취급하는 품목들은 계절이나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소모품이 대부분이고, 고객 대부분도 매장에서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단골들이다. 때문에 소비 성향이나 구매 패턴을 예측하기 위해 굳이 복잡한 데이터 분석 기술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기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 상품관리도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 같은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직원들이 휴대용 스캐너를 가지고 매장을 돌아다닌다. 이런 방식으로 과거 25%였던 간접비를 15%로 줄일 수 있었다.

달러제너럴의 경영방식은 단순하다. 저가할인점으로서 가장 중요한 ‘시간 절약, 돈 절약’이 전부다. 많은 기업들이 불황에 살아 남기 위해 온갖 방법을 고려한다. 마음이 조급하니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들리면 이것저것 기웃거리게 된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자. Simple is Best!

IGM 세계경영연구원 조미나 상무·김희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