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이 많은 고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13년 세제개편안이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개편안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2013년부터 세금을 공제하기 전 금융소득(이자소득+배당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다음해 5월31일까지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제도다. 금융소득은 본인이 거래하는 모든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소득을 합산해 계산한다.

주식투자자는 주식의 양도에 따른 소득은 비과세되지만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에 합산돼 과세된다. 또 배당소득세가 과세되는 수익증권에 가입한 고객은 통상 매년 펀드 설정일에 결산하기 때문에 실제 수령하지 않은 소득도 해당 연도에 귀속됨에 따라 금융소득에 합산해서 신고해야 한다.

◆금융소득 많은 고액 연봉자 세 부담 늘어

금융소득이 기준금액인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한다고 해서 반드시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금융소득을 제외한 다른 소득의 유무에 따라 세금 부담의 증가 여부가 결정된다. 금융소득은 지급자가 이미 14%(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15.4%)를 원천 징수해 대신 납부하기 때문에 다른 소득이 없으면 실질적으로 연간 7800만원까지는 추가 세금 부담이 없다.

예를 들어 금융소득만 4000만원이면 작년과 올해 세금부담액은 각각 616만원으로 변동이 없다. 그러나 금융소득 4000만원에다 연봉이 5000만원이면 올해 과세 금액은 약 1172만원으로 지난해 약 1066만원보다 세금이 106만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특히 고액 연봉자와 금융소득이 많은 고객일수록 세금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들이 고려해야 할 것은 건강보험료가 많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종전까지 금융소득자가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재돼 있었다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 건강보험료 납부의무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과세 기준 강화에 따라 기준금액에 해당되면 피부양 자격을 잃어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직장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해당돼도 무조건 건강보험료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근로소득 외에 임대소득이나 사업소득, 금융소득 등 다른 소득이 연간 7200만원을 넘는 경우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상속 위한 즉시연금 가입은 서둘러야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강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절세 전략 위주로 살펴보자. 즉시연금보험은 일시납으로 가입한 후 다음달부터 이자를 수령하는 상품이다. 현재는 가입금액에 상관없이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되고 있다. 그러나 2월 중순 개정 세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가입금액과 수령방법 등에 따라 과세하기로 예정돼 있어 가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2012년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납입보험료가 2억원을 초과하는 즉시연금의 보험 차익(이자소득)에는 소득세가 과세된다. 다음달 15일 이후 계약분부터 적용한다. 다만 보험료를 매달 납입하는 월납입식 저축성보험과 종신형 연금보험은 비과세 혜택이 유지된다.

우리나라 국채인 물가연동국채는 표면금리가 연 1.5%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원금(액면)이 상승하는 구조다. 물가상승에 따른 원금 상승분은 비과세된다. 매년 6월과 12월에 이자가 지급된다. 연 1.5%만 금융소득에 합산되므로 금융소득을 줄일 수 있다. 분리과세도 신청할 수 있어 절세에 유리한 상품이다. 다만 물가 상승 정도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단점이다.

◆브라질국채 투자는 환차손 주의

브라질국채는 브라질정부가 헤알화로 발행하는 로컬 국채다. 표면금리는 연 10%다. 브라질국채는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로부터 투자적격등급을 받고 있다. 이자소득세는 한국과 브라질 간 조세협약에 따라 면세된다.

원·헤알 환율(현재 545원 내외)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 2021년 만기 브라질이표채에 투자하면 연평균 6.6%에 가까운 세후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15.4% 일반과세 투자자의 경우 은행 예금 환산금리로 연 7.8% 수준이다.

그러나 이자소득세 면세 조항은 향후 변경될 수 있으며 채권 투자를 위한 헤알화 매수 금액에 금융거래세(IOF) 6%가 부과돼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 또 헤알화로 투자되기 때문에 헤알화의 가치 변동에 따른 환차익이나 환차손을 감안해야 한다.

브라질 물가수준에 따라 원금이 연동되는 브라질 물가연동국채도 있다. 이자수익 외에 물가상승에 따른 원금상승과 헤알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통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원금 상승분과 환차익에 대해 모두 비과세되므로 절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주식형펀드는 적립식, ELS는 지수형으로

국내 주식형펀드도 수익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된다. 올해는 글로벌 경제환경이 개선되고 있어 상승장이 예상됨에 따라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일시 매수보다는 분할 매수하는 적립식펀드를 추천한다.

월 이자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은 이자의 지급시기가 분산돼 금융소득이 일시에 귀속되지 않아 절세에 유리하다. 그러나 이 상품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어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보다는 변동성이 낮은 지수형으로 가입하기를 권장한다.

60세 이상 고객은 분리과세 세금우대저축(3000만원 한도)과 비과세 생계형저축(3000만원 한도)을 고수익 상품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동 계좌소득은 금융소득에 합산되지 않기 때문에 절세에 도움이 된다.

금융자산을 미리미리 증여해 세금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저축성보험 등 증여 때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는 금융상품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행 세법상 배우자에게는 10년간 6억원, 미성년 자녀에게는 1500만원까지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다.

기초자산인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와 천연가스를 판매해 생긴 수익을 분배하는 펀드인 유전펀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액면가 3억원까지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5.5%, 3억원 초과분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15.4% 분리과세 대상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수익이 늘어나게 되는 것도 장점이다.

◆금융소득 누락하면 가산세 물어야

연 단위 소득을 대상으로 세금이 부과되는 현행 과세 체계에 맞춰 수입이 들어오는 시기를 관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각 금융상품별로 현금흐름이 다른데 이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으면 자칫 예상보다 훨씬 많은 금액의 세금을 낼 가능성이 있다. 연도별 현금 흐름을 고려해 투자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자산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여러 금융회사와 거래하다 보면 금융소득 합산에 누락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신고 기한이 지나 누락된 금융소득이 발견되면 가산세를 물어야 한다.

따라서 주거래 금융회사를 선정해 거래할 것을 권유한다. 특히 거래하는 금융회사의 담당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절세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구 <하나은행 서현역골드클럽 PB센터장 gukang@hana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