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지속되면서 백화점 설 선물세트 판매에도 '불황형 소비양극화'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 달여 간 진행한 선물세트 판매 실적을 살펴본 결과, '개인 고객'의 설 선물 객단가는 17만7000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한 반면, '법인 고객'의 객단가는 9만5000원으로 30% 이상 감소했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선물하는 개인 고객들은 가격대가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뚜렸했다.

올해 시세가 급등한 갈치의 경우 27만원짜리 '제주 참갈치 세트'를 비롯한 22만원짜리 '탐라 진갈치' 등이 전체 물량의 80%가량 판매됐다. 매출이 저조했던 홍삼, 와인 등도 올해는 20만~30만원짜리 제품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대량으로 선물을 구매하는 법인 고객들은 경기 불황의 여파를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고객들은 주로 10만~15만원대의 제품을 구매했지만 올해는 7만~10만원대의 제품을 많이 구매했다.

'알찬 사과/배 세트(8만원/1000세트)', '실속 왕새우 세트(7만원/300세트)', '송추가마골 실속 세트(7만원/2000세트)' 등은 처음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판매돼 추가 제작에 나섰다. 이외에 '신세계 은갈치(11만원)', '비프갈비 2호(12만원)', '신안 솔트 3호(3만7000원)', '웨이트로즈 올리브오일(3만5000원)' 등을 선호했다.

임훈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상무는 "불황에 개인 고객과 법인 고객의 구매 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개인 고객들의 구매는 명절 직전까지 이어지는 만큼 남은 일주일간 고급 선물의 판매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