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반군 동북부 주요 거점 모두 상실, 산악지역으로 퇴각
프랑스 대통령, "이제 아프리카인이 넘겨받을 상황" 철군 시사

프랑스군이 말리 동북부 이슬람 반군의 최후 거점도시인 키달에 진입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티에르 부르크하르트 프랑스군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병력이 밤새 키달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현지의 다른 보안 소식통도 "프랑스 항공기가 키달(공항) 활주로에 있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헬리콥터가 상공에 떠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이슬람 반군을 쫓아내고 키달을 장악했다고 주장하는 '아자와드 이슬람운동'의 대변인인 투아레그 부족 인사는 "우리 지도자가 그들(프랑스군)과 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키달은 수도 바마코에서 동북쪽으로 1천500㎞ 떨어진 군사 요충지로, 최근까지 이슬람 급진단체 안사르딘(신앙의 수호자)이 장악하고 있던 곳이다.

하지만 안사르딘에서 떨어져 나왔다고 주장하는 '아자와드 이슬람운동'은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을 반대하며 말리 위기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찾기를 바란다고 지난 24일 밝힌 바 있다.

키달은 지난해 3월 투아레그 부족 독립을 원하는 투아레그무장그룹(MNLA)이 안사르딘과 함께 말리 정부에 대항해 실력행사에 나선 뒤 처음 점령한 곳이다.

이에 따라 알 카에다와 연계된 '알 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AQIM)'와 '서부아프리카의 통일과 지하드를 위한 운동(MUJAO)', 안사르딘 등 3개 그룹으로 형성된 이슬람 반군 세력은 가오와 팀북투에 이어 키달에서도 퇴각함으로써 북부 지역 주요 거점을 사실상 모두 잃었다.

안사르딘을 이끄는 이야드 아그 갈리와 AQIM의 알제리 출신 지도자 아부 자이드 등은 키달에서 알제리-니제르 국경과 가까운 산악지역으로 퇴각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프랑스군의 키달 진입은 지난 11일 말리 정부의 요청으로 프랑스가 3주째 참전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프랑스군과 아프리카지원군(AFISMA)의 지원을 받은 말리 정부군이 북부 지역 탈환 범위를 빠른 속도로 넓혀가자 프랑스가 병력의 철수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제 사막으로 달아난 이슬람 반군 잔당 소탕은 아프리카군이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보도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우리는 전투에서 이기고 있다"며 "여기서 우리란 프랑스 지원을 받는 말리군과 아프리카인이다.

이제 아프리카인이 넘겨받을 상황이다"고 말했다.

북부 지역 탈환 임무가 마무리되면 이슬람 반군 잔당 소탕과 평화유지 임무는 AFISMA에 넘기고 철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현재 말리에 파병된 아프리카군은 약 2천명이고 이중 상당수는 차드 출신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파병 병력을 8천명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미국은 사막으로 달아난 이슬람 반군 등 알 카에다 연계세력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니제르에 무인기 기지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군 대변인은 "추적장치나 무인기가 있다 해도 사막에 숨은 잔당을 찾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마르크 애로 프랑스 총리는 말리 내 인권 침해 감시를 위해 국제기구가 지체 없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하네스버그·서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 r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