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이 채 안 되는 비용으로 명절 선물을 마련할 수 있을까. 올해 설을 앞두고 대형마트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주요 대형마트들은 가격대가 낮은 선물세트의 종류와 비중을 지난해보다 대폭 늘렸다. 가격이 1만원 미만인 선물세트도 과거 명절 때보다 많아졌다.

대형마트들은 또 과일 육류 등 선물세트를 지난해 설 때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내놓았다.

○이마트, ‘가격혁명 세트’ 확대

이마트는 가격을 대폭 낮춰 구성한 ‘가격혁명 세트’를 90여종 판매한다. 작년 설에 1만원 이하 선물세트의 매출 비중이 8%로 늘어남에 따라 올해는 이 가격대 선물세트 물량을 10% 이상 늘렸다.

이마트의 설 선물세트는 2900원의 여성용 양말부터 시작한다. 샴푸 린스 치약 비누 등이 포함된 ‘LG 행복 A호’와 런천미트 카놀라유 등으로 구성된 ‘청정원 특선 S호’는 9900원이다. ‘백설 프리미엄6호’(8800원)와 ‘청하세트’(6720원)도 1만원 미만 가격에 선보였다.

1만~3만원대 선물세트도 실속 있게 구성했다. 작년 추석에 전량 판매된 인기 상품 ‘애경 케라시스 퍼퓸 샴푸세트’는 이번 설에 2만6900원에 나왔다. ‘상주 곶감 골드’와 ‘CJ 특선E호’는 2만9800원, ‘맥심 27호 세트’는 2만8900원에 판매한다.

품목별로는 명절 인기 선물로 자리잡은 한우 선물세트 물량을 10%가량 늘렸다. 갈비 등 인기 부위만을 엄선해 만든 ‘한우 혼합 2호’(갈비 0.9㎏, 불고기·국거리 각 0.75㎏)를 8만8000원에 판매하며 고객이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는 ‘맞춤제작 한우 세트’도 운영한다.

수산물 선물세트로는 ‘자린고비 참굴비세트3호’(1.9㎏짜리 20미·4만9900원), ‘제주명품 은갈치 VIP세트’(2㎏·24만8000원) 등이 있다. 청송 영주 안동 지역에서 생산한 사과로 구성한 ‘NOBLE500 사과 세트’는 전년보다 25% 내린 9만원에 선보이며 곶감 선물세트도 작년보다 10~20% 가격을 낮췄다.


○홈플러스 ‘만원 스타일’

홈플러스는 1만원 이하의 ‘만원 스타일’ 선물세트를 대거 선보였다. 만원 스타일의 종류는 과일 김 식용유 블루베리 전병 양말 등 100여가지에 이른다. 홈플러스는 축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안심한우 맞춤세트’를 마련했다. 안심한우 맞춤세트는 주요 대형마트 중 유일하게 농협의 한우 DNA 검사 및 잔류항생물질 검사를 통과한 안심한우 소고기로만 구성했다.

홈플러스는 생활필수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 외에 세뱃돈을 대신할 수 있는 ‘세뱃돈 디지털상품권’을 선보였다. 1만원권부터 50만원권까지 있으며 교통카드를 충전하듯이 금액을 새로 넣으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홈플러스 매장뿐만 아니라 교보문고 예스24 CGV 프리머스 티켓링크 등에서 일반 상품권처럼 사용 가능하다. 사진과 새해 덕담 등을 고객이 직접 디자인해 상품권 표면에 넣을 수 있어 설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신용카드 할인 등 판촉 행사도 지난해보다 확대했다. 홈플러스는 행사카드로 구입하면 정상가보다 최대 30% 할인해주는 품목을 작년 추석보다 30여개 늘렸다.

아울러 신선식품과 국가별 반입 금지 품목을 제외한 모든 상품에 대해 해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매 금액에 따라 10만원 이상은 20%, 10만원 미만은 11%의 배송비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롯데마트, 시세보다 30% 저렴

롯데마트는 시세보다 가격을 30% 낮춘 알뜰형 선물세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나주 배와 안동 사과 등 유명 산지의 과일을 엄선해 구성한 ‘통큰 사과·배 혼합세트’는 시세보다 30% 낮은 3만5000원에 판매한다. 국내 최대 곶감 산지인 상주에서 직거래를 통해 조달한 ‘물가안정 실속 곶감’도 시세보다 30% 저렴한 2만9800원에 선보인다.

장흥 남원 등지에서 생산한 표고버섯으로 구성한 ‘표고채 버섯’(1만7000원)과 전통 한우인 황소 갈비를 엄선한 ‘통큰 전통한우 갈비세트’(9만9000원), ‘한우 냉장 정육세트’(9만5000원)도 시중가보다 30% 낮은 가격에 내놨다.

‘장수 더덕 1호’(2만8900원)는 포장재를 간소화해 제작비용을 50% 이상 줄였다. 이를 통해 판매가격을 20%가량 낮춘 실속형 선물세트다. 카놀라유(500㎖) 4병으로 구성된 ‘동원 카놀라유 행복호’(9900원)는 롯데마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단독 상품이다.

롯데마트는 고품질 농축수산물로 구성한 명품 선물세트도 함께 내놨다. ‘친환경 풍기인삼 명작’(19만9000원)은 경북 풍기에서 무농약으로 재배한 인삼만을 엄선한 고품격 선물세트다. ‘명품 알배기 굴비세트 특호’(38만8000원)는 굴비 중에서도 10%가 안 되는 굵은 알배기 굴비를 선별해 구성한 상품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