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장남인 김현중 씨가 변호사 자격증 없이 1년간 국내 로펌에 법률고문으로 이름을 걸어놓고 관련 업무를 익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가 근무한 로펌 율촌의 고위 관계자는 29일 “(당시 김씨는) 인턴사원으로 변호사 자격 없이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관련 업무를 익혔다”며 “보수는 얼마 못 받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1999년 율촌에 ‘외국법률고문’ 자격으로 입사해 1여년 동안 일했다. 당시 김 후보자는 제2대 헌법재판소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1991년 서울대 법대, 199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김씨는 1999년 7월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2002년이 돼서야 변호사로 등록했다.

다른 대형 로펌 변호사는 “통상 인턴은 로스쿨 재직 시절에 데려와서 쓰는데 김 후보자 아들은 그 기간이 다소 길다”며 “직함을 고문이라고 한 건 의외”라고 지적했다.

율촌 측은 김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 퇴임 후 율촌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율촌에 근무한 2000~2010년 중 2007~2010년 4년 동안 4억5000만원을 고문료로 받아 전관예우 의혹을 받고 있다. 율촌 고위 관계자는 “소장님(김 후보자)은 사건을 거의 맡지 않아 돈을 많이 받을 만한 일을 하지 못했다”며 “2000~2006년에는 고문료가 공개된 2007~2010년 때보다는 많이 받았겠지만 외부에 알려진 연 10억원 이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중심으로 각종 의혹에 대한 추가 해명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당초 29일 오후에 발표하려고 했지만 증빙서류 준비가 늦어져 30일 관련 자료를 배포할 것으로 보인다. 준비단은 지난 1차 해명이 원론적인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물증을 제시하는 구체적인 해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충연 총리실 공보기획비서관은 “한 번에 모든 의문을 해소하기는 어렵다”며 “문제 제기가 계속될 경우 해명도 추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 측은 최대한 물증을 제시해 위법 여부를 밝히고 자녀 병역문제, 부동산 투자 등 국민 정서와 관련된 사안은 청문회에서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