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부인’은 해외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일본의 중상류층 주부를 일컫는다. 일본이 1990년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자 개인투자자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고, 이는 일본 금융투자회사들이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데 비옥한 토양이 됐다. 최근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개인의 해외 투자 수요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해 최근 주목받는 곳이 VIP투자자문이다. VIP투자자문은 지난해 7월 홍콩 헤지펀드 치타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 주식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아시아그로스펀드’를 선보였다. 주고객은 국내 고액자산가들이다. 운용 자산은 약 210억원으로 지난 18일 현재 12.63%의 수익률을 거뒀다. VIP투자자문은 오는 7월 연간 수익률이 확정되면 추가적인 펀드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브라질 부동산 투자도 주목할 만한 사례로 거론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브라질 법인은 2010년 상파울루 중심가 프리마리마에에 있는 오피스 빌딩을 매입하는 데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각각 709억원과 236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지분은 지난해 초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에 1117억원에 처분했다. 일단 자기자본투자로 ‘길’을 닦은 뒤, 지난해 3월 상파울루 신도심 중심업무지구에 있는 ‘호샤베라타워’에 투자하는 800억원 규모의 공모형 부동산 펀드 ‘미래에셋맵스 프런티어 브라질 월지급식 부동산투자신탁1호’를 내놨다. 브라질의 부동산에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 펀드는 설정 이후 약 9개월간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18%가량 급락한 상황에서도 1.94%의 수익률을 거뒀다.

현지에서 부동산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김영철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브라질 등 신흥국은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처지만 독특한 상관행 때문에 진입이 어렵고 지속적인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며 “자기자본투자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펀드 모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해 3월부터 싱가포르에서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헤지펀드 ‘팔콘아시아US피더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운용 규모는 1190만달러(약 127억원)이고 지난 10개월간 수익률은 23.43%다. 주된 고객은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헤지펀드다.

나상용 트러스톤 마케팅본부장은 “2009년 8월 싱가포르에서 운용을 시작한 헤지펀드 ‘다이나믹코리아펀드’가 지난 3년간 연평균 14.32%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러스톤은 이들 펀드를 통해 쌓은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헤지펀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