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0일 오전 5시22분

코스닥 상장사인 통신장비업체 아이디스가 2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200% 무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한다. 주식 가치를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유통 주식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다.

아이디스는 신주 46만5930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지난 18일 공시했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 신주 발행 예정가격은 5만8300원으로 이날 종가 7만6900원에 비해 24% 할인된 수준이다. 청약은 구주주를 대상으로 오는 4월16~17일 진행한다.

유상증자 참여자를 포함해 4월26일 기준 주주에겐 주당 2주를 회사 잉여금으로 나눠주는 무상증자도 병행한다.

유상증자는 보통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은 기업들이 실시한다. 아이디스는 아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011년 한 해 실적보다 각각 80%와 40% 늘었다. 부채비율도 70% 미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스가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유통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아이디스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다. 기관투자가들도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기존 주주들에게 지분을 나눠주는 무상증자만으로는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크지 않다. 만약 일반공모로 유상증자만 실시할 경우엔 주식 가치가 희석될 것을 우려했다. 따라서 주주 배정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병행키로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이디스는 최대주주인 아이디스홀딩스 지분율이 41.09%에 달한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자회사 지분율 20% 이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지난해 아이디스에 대한 공개매수를 실시한 결과다. 게다가 한국밸류자산운용(14.55%) 프랭클린템플턴(10.25%) 피델리티펀드(10%) 등 중장기 투자 성향의 기관투자가 비중이 상당하다.

이 때문에 아이디스의 유통 주식 수는 전체 발행 주식의 15%에 불과하다. 하루평균 거래량은 1만주도 안 된다. 아이디스가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모두 마무리하면 발행 주식 수는 310만주에서 1071만주로 3.5배 늘어나게 된다.

아이디스 관계자는 “주주 배정 유상증자의 실권주는 일반공모로 풀리게 될 것”이라며 “유무상증자가 끝나면 주가의 가장 큰 디스카운트 요인이던 유통 물량 부족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수정/이해성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