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줄곧 하락하다 최근 한 달 새 15%가량 올랐다. 낸드플래시값도 다시 상승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16일 메모리 반도체의 대표 제품인 DDR3 2기가비트(Gb) D램의 1월 전반기 고정거래가격을 0.92달러로 고시했다. 고정거래가는 반도체 제조업체가 PC 등 완제품을 만드는 업체에 장기간 대량 공급하는 가격으로, 매달 두 차례 발표된다.

이달 전반기 고정거래가는 보름 전인 작년 12월 후반기 가격(0.83달러) 대비 10.8% 올랐다. 2Gb D램이 시장 주력 제품이 된 2010년 이후 보름 새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2Gb D램 값은 2011년 5월 이후 계속 하락하다 작년 3월 1달러 선을 회복했으나 6월 이후 다시 떨어져 반년 넘게 하락세를 보였다. 작년 12월부터 반등해 한 달 반 사이 15%가량 뛰었다.

지난해 9월 이후 급등세를 보이다 최근 주춤한 낸드값도 올 들어 소폭 올랐다. 보름 전보다 64Gb 값은 0.4%, 32Gb 값은 1.62%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PC업체들이 D램 재고를 늘리는 데서 찾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춘제를 앞두고 PC 수요를 늘리고 있어서다. 인텔의 4세대 프로세서인 하스웰이 상반기 중 출시되는 것도 호재다.

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3강 체제로 굳어져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작년 12월 미국 마이크론이 일본 엘피다 인수를 마무리함에 따라 세계 D램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빅3 구도로 짜여졌다.

신현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D램 고정거래가가 현물가격보다 여전히 38%가량 싸고 메모리 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바뀌어 최소한 1분기까지는 고정거래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