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화가 사석원 씨 "서울에 깃든 낭만·향수·정감…붓끝으로 생생하게 되살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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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서울연가'展 펼치는 인기화가 사석원 씨
종로·광화문 등 옛 추억…롯데갤러리에 40점 전시
종로·광화문 등 옛 추억…롯데갤러리에 40점 전시
“서울 곳곳에 묻어 있는 지나간 시절의 향수, 낭만, 사람 사는 정을 붓 끝에 실었습니다. 사연을 통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 소박하고 정겨운 이웃들의 활기찬 삶의 모습, 고단하지만 외로운 어깨를 부빌 수 있는 따뜻함이 여전히 남아 있는 서울 이야기를 이불처럼 물감으로 덮어보고 싶었고요.”
50대 들어서도 여전히 어린왕자 같은 눈빛을 간직하고 있는 화가 사석원 씨(53). ‘서울 연가’를 주제로 17~28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12층 롯데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사씨는 “어쩌면 서울 곳곳 이야기를 채집하며 도심의 깊숙한 곳에 영원히 서 있어도 좋겠다고 마음먹었는지 모른다”며 “강한 붓질로 서울의 소리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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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문학과 미술 장르를 접붙이며 작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황홀한 쿠바》《명랑뻔뻔한 오사카 유람기》《꽃을 씹는 당나귀》《사석원의 서울 연가》 등 산문집은 그 결실이다.
2010년부터 추억의 현장을 찾아다닌 사씨는 “서울 토박이로 살면서 소년기, 청년기부터 50대 중년에 이르기까지 경험한 서울의 다양한 면면을 그림으로 되살려냈다”며 “애틋한 사랑과 이별, 기쁨, 즐거움, 후회 등 갖가지 추억을 사진을 찍듯 화면에 연출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을 보냈던 신당동, 대학 시절과 청년기를 보낸 아현동, 성장소설을 보는 듯한 청량리와 명동의 유흥가, 한때 최루탄이 진동하며 피 끓던 종로, 그림을 배우며 화단에 입문하게 한 광화문, 가난하지만 아름다웠던 동숭동의 추억, 유일하게 뽀뽀가 허용됐던 남산 벤치…. 서울 곳곳을 그린 연작들은 동물·꽃 그림보다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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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넘치는 노량진 수산시장을 자주 찾았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조강지처 몰래 첩질하러 가는 난봉꾼처럼 그렇게 어둠을 뚫고 달려가곤 했죠. 상인들의 움직임이 워낙 역동적이라 한참씩 그들의 움직임에 빠져들곤 했거든요.”
북적이는 종로 거리를 묘사한 그림은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그는 “탑골공원, 점집들, 종묘에 얽힌 일화를 담아내 푸짐하게 보는 재미를 안겨주려고 감정을 넣어 색으로 표현했다”며 “종로는 모든 걸 삼킬 만큼 에너지가 큰 거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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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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