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권위의 아카데미상 후보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됐다. 한 해 동안 개봉한 각국의 수많은 영화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상을 받는 것 못지 않게 후보에 오르는 것 자체가 더 어렵다는 게 통설이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면 영화의 흥행 성적은 얼마나 좋아질까.

미국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랜디 넬슨 콜비대 경제금융학과 교수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아카데미상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르면 시상식까지 약 한달 새 평균 690만달러(약 72억8000만원)의 매출을 더 올릴 수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르면 해당 영화의 박스오피스 상영 기간은 평균 2주일 이상 늘고 매출은 690만달러나 뛴다”며 “지금까지 1억4408만달러 누적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링컨’은 제85회 아카데미상에서 12개 부문의 최다 후보에 오르면서 북미 매출만 5500만달러가 늘어 총매출 2억달러를 거뜬히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우수작품상, 최우수 남우·여우주연상 등 오스카상 8개 부문에 진출한 데이비드 러셀 감독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앞으로 830만달러의 추가 매출이 예상된다.

후보에 오른 뒤 최우수작품상까지 받으면 매출이 180만달러 더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우수 남우·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 50만달러, 조연상은 23만달러 규모로 매출이 증가했다.

2011년 조지 클루니가 주연을 맡았던 ‘디센던트’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자 1주일 만에 매출이 61% 올라 31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아카데미상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아티스트’는 후보에 오른 뒤 3250만달러의 추가 수익을 냈다. 총수익의 71%를 아카데미상 수상 후보에 오른 이후에 거둬들인 셈이다.

아카데미상 수상 후보에 오른 작품은 DVD 판매 실적도 높았다. 2006년 제78회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크래쉬’는 수상 이후 하루 만에 1만7500개의 DVD가 팔렸다. 상을 받기 전까지는 총 3만3000개가 전부였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