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1일 '2013년 경제전망' 보고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GDP)이 당초 예상보다 0.4%포인트 낮은 2.8%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성장률도 기존보다 0.4%포인트 떨어진 2.0%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한은은 2012년과 2013년 GDP 성장률이 각각 2.4%, 3.2%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은 지난해 3, 4분기에 세계 경제 둔화의 영향으로 변경된 3분기 실적치와 4분기 추정치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면서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경제 성장률은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상반기 1.9%에 머물다가 하반기에는 3.5%로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민간소비는 대외 불확실성 완화 등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고 가계의 실질 구매력도 명목임금 상승과 물가안정, 양호한 고용사정 등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설비투자 역시 투자심리가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을 경우 점차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국내 경기는 점차 회복되겠으나 올해 상반기까지는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장기 추세 수준을 밑돌면서 회복속도는 완만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01년 1분기부터 2008년 2분기까지의 분기 평균 성장률은 1.2%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3.5%보다 0.1%포인트 하향된 3.4%로 수정됐다. 세계 교역 신장률 전망치는 4.4%로 예상 기존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한은은 "향후 경제 성장 경로를 보면 유로 지역 재정건전화 과정에서의 추가적인 성장 둔화 가능성과 미국의 재정긴축 등 하방 리스크(위험)가 우세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유가 상승 가능성과 공공요금 인상 그리고 수요 회복세 지연 등의 상·하방 리스크 혼재돼 있어 전체적으로는 중립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5%로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201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8%다.
한은은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은 주로 무상 보육 등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 때문"이라며 "무상 보육·급식 등 제도적 요인을 제거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지난해(2.7%)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