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가파른 엔저(円低) 현상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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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엔저(円低) 현상의 속도 변화 추이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화 약세는 국내 수출 기업의 채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국내 증시엔 악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엔화 약세를 전망하면서도 엔·달러 환율 90엔을 기점으론 속도 조절 국면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외환업계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전날까지 3개월 전과 비교해 약 12.5% 가량 급등했다. 1개월 전과 비교하면 7.2% 가량 상승해 최근 들어 엔화 약세가 진행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날도 엔·달러 환율은 오전 10시22분 현재 전날 대비 0.41엔(0.47%) 오른 88.12엔에 거래되며 이틀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2월 일본 중의원 선거 이후 정권을 잡은 자민당 아베 총리가 공격적인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가 부각되면서 엔화가 빠르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는 추가적인 약세가 점쳐진다.
김지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우선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해 아베 총리는 지난 중의원 선거에서 제시했던 경제 관련 공약의 실천에 집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베의 3가지 경제정책은 △ 2% 물가목표 설정 등을 통한 대담한 통화정책 △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연한 재정 정책 △ 잠재 성장률을 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 등이며 이를 위해 첫째로 12~13조엔 규모의 경기 부양책과 오는 21~22일 예정된 일본중앙은행(BOJ) 통화정책 회의에서 2% 물가목표 제시와 추가 양적완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정책 기조에 따라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의 방향성에 대해선 이견이 없지만 하락 속도는 조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을 90엔대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지만 단기적으론 속도 조절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90엔 가까이 상승하면서 기업가들 사이에서도 지나친 엔화 약세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80엔 수준에서 올해 연간 목표를 수립했던 수입업체들은 비상"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본은 대지진 이후 에너지 수입이 급증했는데 원전 조기 가동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나친 엔화 약세는 에너지 수입 비용을 증가시켜 엔화 약세가 무역적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나친 엔화 약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형성되면 엔화 매도만이 아니라 일본 국채와 주식을 포함한 일본자산 매도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일본 국채금리가 급등할 경우 재정위기 우려가 불거질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 애널리스트도 "일본 엔화 약세는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지만 1분기 내 추가적인 하락 속도는 진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실제 지난해 12월 23일 TV 방송에 출연했던 아베 총재도 엔·달러 환율이 90엔 정도면 일본 기업들이 이윤을 볼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일본 정부도 암묵적으로 환율 목표를 90엔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양증권은 올해 엔·달러 평균 환율로 2분기 90엔, 3분기 89엔, 연말에 92엔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지난해말 제시했던 85엔에서 94.5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엔화 약세는 국내 수출 기업의 채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국내 증시엔 악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엔화 약세를 전망하면서도 엔·달러 환율 90엔을 기점으론 속도 조절 국면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외환업계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전날까지 3개월 전과 비교해 약 12.5% 가량 급등했다. 1개월 전과 비교하면 7.2% 가량 상승해 최근 들어 엔화 약세가 진행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날도 엔·달러 환율은 오전 10시22분 현재 전날 대비 0.41엔(0.47%) 오른 88.12엔에 거래되며 이틀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2월 일본 중의원 선거 이후 정권을 잡은 자민당 아베 총리가 공격적인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가 부각되면서 엔화가 빠르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는 추가적인 약세가 점쳐진다.
김지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우선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해 아베 총리는 지난 중의원 선거에서 제시했던 경제 관련 공약의 실천에 집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베의 3가지 경제정책은 △ 2% 물가목표 설정 등을 통한 대담한 통화정책 △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연한 재정 정책 △ 잠재 성장률을 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 등이며 이를 위해 첫째로 12~13조엔 규모의 경기 부양책과 오는 21~22일 예정된 일본중앙은행(BOJ) 통화정책 회의에서 2% 물가목표 제시와 추가 양적완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정책 기조에 따라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의 방향성에 대해선 이견이 없지만 하락 속도는 조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을 90엔대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지만 단기적으론 속도 조절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90엔 가까이 상승하면서 기업가들 사이에서도 지나친 엔화 약세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80엔 수준에서 올해 연간 목표를 수립했던 수입업체들은 비상"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본은 대지진 이후 에너지 수입이 급증했는데 원전 조기 가동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나친 엔화 약세는 에너지 수입 비용을 증가시켜 엔화 약세가 무역적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나친 엔화 약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형성되면 엔화 매도만이 아니라 일본 국채와 주식을 포함한 일본자산 매도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일본 국채금리가 급등할 경우 재정위기 우려가 불거질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 애널리스트도 "일본 엔화 약세는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지만 1분기 내 추가적인 하락 속도는 진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실제 지난해 12월 23일 TV 방송에 출연했던 아베 총재도 엔·달러 환율이 90엔 정도면 일본 기업들이 이윤을 볼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일본 정부도 암묵적으로 환율 목표를 90엔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양증권은 올해 엔·달러 평균 환율로 2분기 90엔, 3분기 89엔, 연말에 92엔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지난해말 제시했던 85엔에서 94.5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