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후 누적된 프로그램 차익매수 규모가 사상 최대치에 이르렀다. 특히 배당 시즌에 유입된 자금이 오는 10일 1월 옵션만기일에 청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수잔고는 11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대규모의 뭉치돈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입된 것이 청산되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되면서 잔고 규모가 불어난 것이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허수로 추정되는 금액인 5조6000억원을 제외하면 실질 매수잔고는 6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프로그램 매수잔고 증가는 외국인이 주도했는데, 7월 말 이후 외국인은 차익거래에서 4조8000억원, 비차익거래에서 10조500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5조원에 가까운 외국인 차익거래 매물이 시장에 출회될 경우 시장의 변동성 증가가 수급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배당 시즌 이후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할 때, 1~2월 차익거래 매물 출회가 불가피함에 따라 1월 중순 이후 지수 변동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박성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도 "작년 연말 외국인의 차익 잔고 중에는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과거 사례를 볼 때 연초에 어떠한 식으로든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물에 따른 단기 변동성에는 대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악영향이 증시에 오래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2002년 이후 매년 1월 외국인의 차익거래와 전체 순매수를 보면 금융위기였던 2008년을 제외하고 보면, 외국인의 연초 차익거래는 순매도를 보였더라도 전체 순매매에서는 줄곧 매수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1월에도 외국인의 차익거래 청산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으나, 월간 순매매는 매수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일시적 차익거래 출회 시 단기적 영향은 있겠지만 전체 매매나 지수의 추세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애널리스트 역시 "과거 매수잔고가 최대치 기록 이후를 살펴보면 시장은 단기적으로 변동성 국면에 진입했고, 변동성 국면마무리 이후 지수는 추가적인 상승을 이어갈 확률이 높았다"고 전했다.

변동성 국면이 마무리되면 오히려 추가적인 지수 상승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외국인의 비차익거래 매수세가 차익거래의 매도세의 부정적 효과를 상쇄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1월 만기일의 프로그램 순매도 공습 경보는 주의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과거 12월 만기 직후부터 1월 만기일 사이에는 비차익 프로그램 순매수가 자주 관찰돼 지수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