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는 4일 전날 하락을 딛고 소폭 반등 출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내주초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실적 발표로 시작되는 '어닝 시즌'에 대한 관망 기조로 다시 한번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속락하고 있는 환율도 증시 상승에 부담 요인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11.69포인트(0.58%) 내린 2019.41에 마감했다. 장 초반 2040선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나타냈던 코스피 지수는 기관이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매물을 내놓으면서 하락 반전했다. 원화 강세·엔화 약세 기조에 따라 수출중심의 자동차주의 채산성이 우려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도 하락했다. 고용지표 개선 소식에도 불구하고 미 중앙은행(Fed)가 양적완화(QE)에 대한 조기 종료를 검토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19포인트(0.16%) 내린 1만3391.36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3.05포인트(0.21%) 하락한 1459.37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11.70포인트(0.38%) 떨어진 3100.57을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내주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 실적 발표로 시작되는 실적 시즌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재정절벽 합의안 승인으로 글로벌 경제의 심각한 위협요인이었던 재정절벽 문제를 일단 피해나갈 수 있게 됐다"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지난해 4분기 어닝시즌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주초 삼성전자의 잠정실적과 미국 알코아(8일, 이하 현지시각)의 실적 발표로 어닝시즌이 본격화된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9월 이후의 하향조정 추세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분기 업종별 영업이익 전망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실적모멘텀이 개선되고 있는 업종은 반도체를 비롯해 주요 44개 중 9개(22.5%)에 불과하다.

박 연구원은 "이번 4분기 실적 전망만 놓고 본다면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고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환율 속락에 따른 외국인 수급 공백도 우려되는 사안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2050선을 돌파해 안착하는 시간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코스피가 이미 과열권에 진입했으며 아울러 달러화 가치에 따라 환산한 코스피가 저항선에 근접하고 있어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상승세를 뒤로 하고 전 거래일 대비 2.00원(0.19%) 떨어진 1061.50원으로 마감해 또 다시 하락했다.

김 연구원은 "환율이 기술적 지지선인 1050원 수준에 근접한 상태로 하락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환차익 기대가 낮아짐을 의미해 이에 따른 외국인의 매수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1월중 예상되는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도 체크해야 할 변수이다. 벤치 마크 변경으로 예상되는 주 단위 전환 금액은 35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