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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신년기획-K머니가 간다] M&A로 덩치 키운 신한베트남銀, 토착은행·외국계와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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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 정상영업·카드 문자전송…한국식 고객만족서비스 통해
    한국투자증권 HTS "빠르고 편리해" 인기몰이
    인구 80%가 은행 잠재 고객…글로벌 은행 점유율 경쟁 치열

    지난달 27일 베트남 수도 호찌민의 번화가 레주안거리. 대형 오피스빌딩 ‘금호아시아나플라자’ 1층에 자리 잡은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지점은 흡사 서울 강남의 PB센터를 옮겨놓은 듯했다. 깔끔하게 차려 입은 현지 직원들이 중산층 고객들과 상담하느라 분주했다. 여기서 3분 정도 걸어가면 외국계 은행 중 자산 규모 1위(작년 9월 말 현재 30억달러)인 홍콩상하이은행(HSBC) 본사가 나온다. 레주안에서 노트르담성당을 등지고 한 블록 더 가면 응우옌티민카이 거리의 신한베트남은행 본사를 만날 수 있다.

    호찌민은 그야말로 ‘쩐(錢)의 전쟁’ 중이다. 신한베트남은행, HSBC, ANZ,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 싱가포르계 홍릉은행(HLB) 등 외국계 은행 5곳과 현지 국영은행의 세력다툼이 치열하다. 세계 금융회사들의 각축장인 셈이다.

    ‘쩐의 전쟁’은 호찌민 남동쪽 신흥 부촌인 푸미흥에서도 이어진다. 푸미홍은 호찌민시가 야심차게 개발하고 있는 신도시. 외교관, 외국계회사 주재원, 베트남 고위 공무원, 대학교수 등 상류층이 밀집한 지역이다. 곽우홍 신한베트남은행 부행장은 “주요 개인 고객은 신한은행에 급여계좌를 갖고 있는 한국계 기업의 베트남 직원과 공무원, 교수들”이라며 “이들이 많이 모여사는 푸미흥에 올해 점포를 개설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고객관리 노하우 ‘이식’

    신한베트남은행이 글로벌 금융회사들과 어깨를 겨루게 된 것은 한국의 고객만족(CS) 노하우를 베트남에 맞게 적극 도입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은행들은 무더운 날씨 때문에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시간에 영업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달 27일 점심시간에도 고객을 맞고 있었다. 이원태 신한베트남은행 부장은 “법인카드라는 개념을 베트남 시장에 처음 도입했으며 카드사용내역을 휴대폰 메시지로 보내주는 서비스도 처음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고객들의 신용평가시스템을 한국 신한은행에서 들여와 신용대출을 본격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신한이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현지 정·재계 인사들과 꾸준한 유대 관계를 맺어온 때문이다. 2009년 은행업 인가를 받고 2011년 신한비나은행과 신한은행베트남법인을 합병 했던것도 탄탄한 인맥 구축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합병으로 덩치를 키운 신한베트남은행의 성과는 눈부시다. 작년 9월 말 기준 자본금 규모는 3억2100만달러로 외국계 은행 중 1위다. 총자산 규모도 10억4700만달러로 HSBC(30억1100만달러), ANZ(15억4900만달러)에 이어 3위를 달린다. 작년 1~9월 순이익은 2260만달러로 HSBC(4900만 달러)에 이어 2위다. 9개 지점도 상반기 내 11개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는 4만9000장이 발급된 신용카드 고객을 더 늘리고 개인대출도 공무원 교수 등 중산층 이상 현지인을 대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김휘진 신한베트남은행 부장은 “77개에 불과한 베트남 기업고객도 리스크관리를 병행하며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도 호찌민에 지점을 열었고, 하나은행은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이들 은행은 한국 기업 대상 사업을 확장한 뒤 베트남 현지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선진 주식거래 시스템도 한몫

    한국계 금융투자회사들도 베트남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한국투자증권의 베트남 합작증권사인 ‘KIS베트남’. 한국투자증권이 2010년 중소형 증권사인 베트남EPS증권을 인수해 설립했다.

    KIS베트남의 시장점유율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2011년 말 0.3%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이 1년 만에 0.9%까지 상승했다. 업계 1위 호찌민증권(HSC)의 점유율이 10%인 점을 감안하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KIS베트남의 경쟁력은 앞선 거래시스템 지원이다. 베트남 증권사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매매 체결을 지원하고 있는 것과 달리 KIS베트남은 한국과 똑같이 즉시 매매체결이 가능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도입했다. 올초부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서비스를 준비할 예정이다.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통해 아침마다 KIS베트남 리서치센터 직원들에게 한국의 리서치기법을 전수한 것도 고객들에게 어필했다.

    호찌민 KIS베트남증권 객장에서 만난 개인투자자 응우옌티사우 씨는 “빠르고 쓰기 쉬운 KIS베트남의 HTS를 통해 1만5000달러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본사를 둔 든든한 ‘한국 증권사’라는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오경희 KIS베트남증권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의 소매영업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시너지를 내고 있어 2015년까지 베트남 증권업계 ‘톱5’ 안에 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20%만 은행 이용해 성장성 커

    베트남에서 글로벌 은행들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것은 베트남 금융시장의 성장가능성 때문이다. 베트남 인구 9000만명 가운데 은행을 이용하는 사람은 약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 특히 국민의 70%를 차지하는 20~30대를 공략해 미래 고객으로 만들면 수익은 배가될 수 있다.

    경제도 최근 안정을 되찾으며 재도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11년 평균 18.1%까지 치솟았던 물가상승률은 작년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올해는 8.5%까지 하락, 진정될 전망이다. 임광훈 KB국민은행 호찌민지점장은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를 조금 넘었지만 5000달러까지 바로 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은행과 증권사의 1차 구조조정이 끝나면 시장이 투명해지면서 금융산업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찌민=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특별취재팀=장규호 차장/유승호/황정수/임근호(증권부)/이상은/박신영(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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