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정절벽 합의 소식에 힘입어 새해 첫 거래일에 2% 가까이 강세를 보였던 코스피 지수는 2일에도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원·달러 환율 속락으로 인한 외국인 프로그램 수급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 속도 조절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34.05포인트(1.71%) 오른 2031.10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부자증세 기준과 실업수당 지급, 재정지출 자동축소 등을 담은 합의안이 통과된 데 이어 합의안이 하원에서도 통과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뉴욕증시도 이에 화답하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8.41포인트(2.35%) 상승한 1만3412.55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36.23포인트(2.54%) 뛴 1462.42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92.75포인트(3.07%) 오른 3112.26을 기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타결을 전후로 글로벌 증시에서도 안도랠리 분위기가 완연해지고 있다"면서 "재정절벽 이슈의 중심에 서 있던 미국 증시는 지난달 중순 이후 이어져왔던 약세 흐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안을 둘러싼 논쟁과 코스피지수의 120~200일 이동평균선의 골든크로스(주가나 거래량의 단기 이동평균선이 중장기 이동평균선을 아래에서 위로 돌파해 올라가는 현상) 전후의 진통과정 등으로 단기 등락과정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긴 안목에서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재정절벽 협상 타결에도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부각되고 있는 부채 한도 증액 협상에 대해서는 예상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미국 공화당의 경우 정부 지출의 삭감없이는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부채 한도와 연관된 어떤 협상도 없을 것'이라며 맞서고 있어 재정지출 감축 연장 종료시기인 2월 말에 또 한번의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수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공화당의 정치적 입지가 급격하게 약화되고 있고 양측이 재정절벽 협상 진행 과정에서 관련 현안과 양측 입장을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의외로 쉽게 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면서 "재정적자 해소 방안을 놓고 정치적 진통이 재현될 수 있으나 단기적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환율의 속락으로 인해 외국인 프로그램 거래에서 수급상 공백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의해야 한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매수 잔고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면서 "배당 시즌 이후의 계절적 특징을 고려할 때 1~2월 차익거래 매물 출회가 불가피함에 따라 1월 중순 이후 지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환율이 1050원에 근접하며 원화 강세는 속도 조절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외국인 비차익거래 매수 탄력을 둔화시킬 것"이라면서 "추세적인 지수 상승의 지속보다는 환율 1050원을 기준으로 변동성 국면 진입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