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엔화 약세(엔·달러 환율 하락) 흐름과도 맞물리면서 자동차 등 수출경합도가 높은 업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속속 제기되고 있다.

2일 오후 2시18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40원 내린 1064.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1년 9월 2일 1063원(종가 기준) 이후 16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0.44엔 상승한 87.17엔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는 강세를, 엔화는 약세를 보이면서 원·엔 재정환율도 전날보다 26.14원 빠진 1220.95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원화 강세가 본격화되면서 가파른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도 일단 봉합되면서 환율의 추가 하락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1050원선까지 하단을 열어둬야 한다"며 "가파른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업체들의 이익에도 차질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원화 강세가 나타나면 음식료 등 내수업종은 원재료 가격 안정으로 수혜를 받고, IT, 자동차 등 수출업체는 이익 감소로 피해를 받는다.

배 연구원은 "현재 환율 변수만 놓고 수혜나 피해업종을 따지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라며 "그러나 환율 변화 속도가 현재처럼 가파르게 진행된다면 수출경합도가 높은 업종들부터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와 더불어 일본 엔화의 약세도 국내 업체들에는 부담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연내 일본 엔화가 미 달러화 대비 90엔 초중반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100엔대 수준까지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엔화 약세는 일본은행(BOJ)의 무제한적 양적완화 정책과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 기조 등이 맞물리면서 안전자산으로의 투자 매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별로 실제로 원화 강세-엔화 약세 등 환율 때문에 이익에 변화 생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특히 엔화의 경우 미 달러화 대비 상승 속도가 원·달러 환율보다 세 배 이상 빠른 가운데 변화 추이를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