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성장률 전망이 등장할 만큼 한국 경제는 ‘시계 제로’ 상황이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결과다.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소비·투자 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고, 관세 전쟁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2025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달보다 1.8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심리가 석 달 만에 내림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 지수는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소비심리가 ‘비관적’이고 웃돌면 ‘낙관적’이라고 본다. 지난해 11월까지 100을 웃돌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에 88.2까지 추락했다. 이후 오름세를 보이다가 이달에 재차 꺾이며 100을 밑돌고 있다.소비심리 위축으로 실제 소비도 얼어붙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0.6% 하락했다. 지난해 소매판매 증가율은 -2.2%로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덮친 2003년(-3.2%) 후 낙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계 씀씀이가 늘지 않고 있다.투자도 부진하다. 1월 설비투자지수는 102.7로 전달에 비해 14.2% 내렸다. 2020년 10월(-16.7%) 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관세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반도체 장비를 비롯한 기계류 투자가 전달에 비해 16.2% 줄어든 영향이다. 올 1월 건설사 시공액을 가리키는 건설기성은 전월에 비해 4.3% 감소한 9조823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88.0으로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고 있다.수출 전선도 불안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
이달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0원대를 돌파하는 등 외환시장의 출렁임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이에 대응해 외환시장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이어갈 계획이다.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1원20전 오른 1466원5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 주간 종가보다 70전 오른 1466원에 시작해 오전에 1467원90전까지 치솟았지만 등락을 거듭하다가 소폭 내린 채 마감했다.환율은 이달 들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 장중에는 1471원10전까지 오르기도 했다. 환율이 주간거래에서 1470원을 웃돈 건 지난달 3일(1472원50전) 후 50일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선고가 지연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환율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시장에 불안감이 엄습하자 외환당국은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개장 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된 외환시장 점검을 강화하기 위해 다음달 영국 런던에 손정혁 기재부 공급망팀장을 파견하기로 했다. 손 팀장은 다음달부터 한국은행 런던사무소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하며 한국 시간으로 밤 10시~새벽 2시의 외환시장 점검에 집중할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스무딩 오퍼레이션’(시장 개입을 통한 미세조정)에도 나선다.외화 유동성 유입을 위한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는 이달 10~14일 미국 뉴욕을 방문해 현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 경제 설명회를 열었다.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은 25일 글로벌 투자은행(IB) 100곳을 대상으로 ‘한국 국채 투자 설명회’를 주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28일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 가까이 하락해 단숨에 2500대로 밀려났다. 전문가들은 크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격 △인공지능(AI) 반도체주 ‘버블’에 대한 불안감 △오는 31일 재개하는 공매도 △배당락 등 네 가지 악재가 증시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파랗게 질린 아시아 증시코스피지수는 이날 1.89% 급락한 2557.98에 거래를 마쳤다. 2600선 위로 올라선 지 2주 만에 다시 2500대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는 1.94% 하락한 693.76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월 2일(686.63) 후 약 3개월 만에 700선을 내줬다. 일본 닛케이225지수(-1.8%), 대만 자취안지수(-1.59%)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떨어졌다.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투자자가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642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62억원,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7881억원 등 현·선물 1조5464억원어치 물량을 내다팔았다.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자, 관세가 미국 경기를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급속히 냉각시켰다. 다음달 2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도 부과될 예정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신차의 45%를 수입하는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물가는 0.2~0.3%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며 “자동차 값이 올라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5%가량 줄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한국을 비롯한 대미 수출국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에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는 멕시코와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