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송년회 자리에 새벽까지 ‘술 상무’로 참석해야하는 제약회사 영업사원 주모씨(32). 그는 지난 27일에도 경기도 오산에서 새벽까지 소주 1병을 마신 뒤 근처 사우나에서 2시간가량 눈을 붙였다. 다음날 출근을 위해 집이 있는 서울 방배동을 향해 운전대를 잡은 순간, 주씨는 음주단속을 하고 있는 경찰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술이 아직 깨지 않았는데 ….”

경찰청은 주씨처럼 고민하는 직장인 등을 위해 30일 공식 블로그인 폴인러브 (http://polinlove.tistory.com)에 음주 이후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지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위드마크 공식은 주종과 성별 몸무게 등에 따라 술이 깨는 시간대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범죄자의 혈액이나 호흡으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계산법이다. 공식에 따르면 몸무게 70㎏ 인 주씨가 알코올 도수 19도짜리 소주 한 병을 마셨다면 대략 4시간6분 뒤에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몸무게가 50㎏인 남성은 5시간44분이 필요하며, 100㎏인 남성은 2시간50분이면 충분하다. 여성의 경우엔 70㎏이더라도 5시간9분이 지나야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공식은 체중뿐 아니라 성별과 나이, 건강 상태와 음주 시간, 심지어 같이 먹은 안주에 따라서도 알코올 분해 시간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생맥주의 경우에는 2000㏄를 마신 70㎏ 남성이 술이 깨는 데엔 5시간22분이 걸린다. 60㎏ 여성은 7시간53분이 걸렸다. 막걸리 1병을 마신 70㎏ 남성은 2시간41분, 60㎏ 여성은 3시간56분이 지나고 운전하는 게 좋다.

와인 1병을 마신 70㎏ 남성은 5시간 50분, 60㎏ 여성은 8시간34분,양주 4잔을 마신 70㎏ 남성은 6시간28분, 60㎏ 여성은 9시간28분이 걸린다. 경찰 측은 “위드마크 방식은 공식에 의한 개산 법일뿐 알코올 분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며 “술의 양이나 알코올 농도, 알코올 비중뿐 아니라 나이·성별·컨디션·건강상태·음주시간 등에 따라 음주측정기에 나타나는 음주 수치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