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콘서트 '숨은강자' 컬투, 싸이 제치고 20억원 '대박'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비즈니스 포커스
연말연시 공연의 경제학 "공연 매출 50% 집중…컬투 '넘버원'"
연말연시를 맞아 다양한 공연이 줄을 잇는다. 스탠딩 파티에서 디너쇼 등 공연 콘셉트도 차별화되고 장소도 실내체육관에서 호텔·컨벤션센터 등 다양하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음악 공연 규모는 2011년 4070억 원에서 2012년 4340억 원, 2013년에는 4610억 원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매년 6% 이상의 성장률이다.
김서룡 청운대 공연기획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CD나 레코드 시장이 사장되는 반면 라이브 음악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캠핑과 콘서트를 결합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나 식사와 공연을 결합한 디너쇼 등 새로운 개념의 공연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매출도 페스티벌이 몰려 있는 초여름이나 초가을, 디너쇼가 많은 연말에 집중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에는 전체 공연 매출의 50% 이상이 집중된다. 그 가운데 디너쇼가 있다. 2012년에도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를 위시해 조영남·남진 등 중견 가수들의 디너 콘서트가 이어지고 있다.
디너 콘서트는 저녁 식사를 하며 유명 가수의 공연을 보는 콘셉트다. 공연이 펼쳐지는 장소는 대부분 호텔이다. 식사비와 공연비가 합쳐졌기 때문에 공연료가 비싸다. 호텔에서 주최하는 콘서트는 10만 원대도 있지만 대부분이 20만 원대다. 공연료는 디너의 가격과 가수의 몸값에 따라 천양지차다.
국내에 디너쇼가 도입된 것은 1971년 패티김 디너쇼가 효시이지만 지금처럼 호텔에서 디너쇼가 열린 것은 20여 년 전이다. 당시에는 비싼 호텔에서 양식 정찬을 하기 때문에 상류층들이 주로 찾았다. 가격도 지금과 비슷한 15만 원대로 일반인들이 찾기에는 부담스러웠다. 비싼 공연료 때문에 디너쇼는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공연 기획사 쇼플러스의 마해민 대표는 “기획사로서도 비싼 가격 때문에 모객이 쉽지 않아 거의 포기한 콘셉트였다”고 말한다. 효도 상품에서 중·장년층 고유문화로
디너쇼가 일반인들의 눈높이로 내려온 것은 2000년대 중반 들어서다. 소득이 늘고 공연 문화가 정착되면서 연말 분위기에 기댄 디너쇼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 젊은층들이 이소라·이승환 등의 연말 콘서트에 열광한 반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디너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가수가 패티김·이미자·나훈아·조영남·남진·인순이 등의 중견 가수들이다.
그때까지 일부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던 디너쇼들의 눈높이를 낮춰 일반 관람객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일반 콘서트처럼 홍보했고 포스터·현수막 등도 동원됐다. 최근 인순이 디너쇼는 방송국으로까지 광고 영역을 넓혔다.
‘착해진’ 가격과 마케팅으로 디너쇼는 넓은 관람 층을 확보하게 됐다. 관람 층은 가수에 따라 다양하다. 이미자는 20대부터 50대가 주로 구매해 부모에게 선물한다. 죽기 전에 이미자의 공연을 보겠다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부터 휠체어에 의지한 채 공연장을 찾는 이들도 있다. 조영남과 남진의 공연은 이보다 10년쯤 젊다. 50~60대가 주 관람객이자 구매층이다.
10~20명 단체로 구매해 공연장에서 모임을 갖는 이들도 있다. 최근에는 팬으로 디너쇼를 찾기도 하지만 ‘올해는 이미자 디너쇼, 내년은 조영남 디너쇼’ 하는 식으로 상품을 보고 선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디너쇼는 이처럼 중·장년층의 문화 상품으로 매년 성장해 왔다. 적어도 2011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2012년은 사정이 다르다. 디너쇼가 몰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대선이 치러지는 바람에 마케팅의 열쇠를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 침체도 공연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일정 부분 돌려세웠다.
마 대표는 “2013년에는 어떤 콘셉트의 디너쇼를 준비할 지 고민”이라며 “요즘 케이팝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참에 어른들 입맛에 맞는 한식으로 디너쇼를 해볼까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디너쇼는 이미자·남진·인순이처럼 기획사가 주관할 때가 많다. 공연은 이틀에서 사흘 정도에 걸쳐 이뤄진다. ‘이미자 디너쇼’는 5가지 디너 코스를 포함한 가격이 일반석 20만 원, 로열석 23만 원이다. 좌석은 총 900석, 이틀에 1800석이다. 일반적으로 디너쇼의 좌석은 1500~2000석 수준이다.
매출 규모는 양일 공연을 합해 3억 원 정도다. 이 중 약 50%는 음식료가 차지하고 마케팅비가 전체 매출의 약 10%다. 여기서 가수 개런티 등 공연팀에 주는 돈을 뺀 금액이 기획사의 순수익이다. 공연비는 가수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5000만 원에서 1억 원에 이르기도 한다. 공연비는 연주자·코러스·무용수 등의 비용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공연료가 비싼 것은 디너쇼는 톱 A급 가수가 아니면 좌석을 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디너쇼 관람 층이 대부분 장년층이다 보니 선택의 폭이 그만큼 좁다. 중견 가수 중에 디너쇼를 준비하다가 표를 팔지 못해 공연을 접은 이들도 있다. 디너쇼에서 현재 티켓 파워를 가진 가수는 앞서 말한 가수 외에 주현미·장윤정 정도가 고작이다.
디너쇼가 인기를 끌면서 호텔 자체에서 디너쇼를 열기도 한다. 호텔 레스토랑 & 바에 연말 콘셉트를 가미한 한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내놓는 것이다. 가격은 기획사의 디너쇼보다 저렴하다. 공연료가 비교적 싼 가수가 공연을 펼치기 때문이다.
서울신라호텔 레스토랑 & 바 ‘더라이브러리’가 내놓은 ‘올 데이 크리스마스’가 그것이다. 크리스마스가 주제이기 때문에 주요 타깃도 20, 30대 연인이다. 재즈 가수 말로 콘서트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2010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처음 공연을 열어 높은 호응을 얻었다. 가격은 보통 10만 원 선이다. 프로그램을 기획을 담당한 장성희 지배인은 “살롱 콘셉트의 소규모 재즈 콘서트로 매출 기여도보다 고객 감사 이벤트의 의미가 더 깊다”고 말했다.
100억 원 매출 기록한 ‘완타치’ 공연
‘올 데이 크리스마스’처럼 공연의 주 타깃은 여전히 20, 30대 젊은층이다. 공연가에서연말은 그야말로 대목이다. 웬만한 가수들은 공연장을 빌리기도 어렵다. 호텔들이 자체 패키지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호텔 대관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일반 공연장도 대관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 등 전용 극장은 대중 가수들에게 한계가 있고 올림픽 체조경기장 등 일반 공연장은 할부 대관료를 적용해 웬만한 가수들은 대관하기가 어렵다. 할부 대관료는 매출액에 따라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는 것으로, 공연 수익에 따라 대관료를 받는다. 공연장으로서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표를 많이 파는 가수에게 대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11년까지 연말 공연의 최강자는 싸이와 김장훈의 ‘완타치’였다. ‘완타치’는 지난 3년간 연말 공연계를 장악하며 ‘단일 공연 최다 매출’, ‘총 100억 원 매출’ 등의 기록을 세웠다. 3년 연속 티켓 파워 1위라는 위명은 덩달아 따라왔다. 2011년 12월 31일 부산 공연을 끝으로 ‘완타치’ 공연은 마침표를 찍었다.
현재 공연계 넘버원은 ‘컬투’다. 싸이와 김장훈이 물러난 자리를 가수가 아닌 개그맨이 물려받았다. 티켓 파워 1위 컬투는 연말 11일간 ‘컬투 크리스말쇼’를 열어 매출액만 2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컬투처럼 반응이 좋은 공연은 공연 수익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광고도 줄을 잇는다.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단체 티켓 구입도 많다.
컬투 외에는 발라드 가수들이 인기다. 주요 타깃은 연말을 맞은 연인들이다. 요즘은 박정현·김범수의 콘서트가 최고 인기다. 성시경·박효신 등도 넓은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중견 가수 중에는 이승철이 군계일학이다. 그는 공연계에서 스테디셀러로 통한다.
이승철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각각 10회 이상의 전국 순회 콘서트를 여는데, 얼마 전 가진 수원 실내체육관 공연은 5000여 석이 꽉 찼다. 이때 기획사는 이승철을 비롯해 공연팀에 회당 약 1억5000만 원을 준다. 마케팅비 등을 제한 나머지가 기획사 수익이다.
김 교수는 “공연은 투자 기간이 보통 2개월로 자금 회수 기간이 짧고 수익률도 50% 이상이어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투자 위험도 높은 것이 공연 산업이다. 김 교수는 “이 때문에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칠 때에도 투자하는 등 공연 문화 자체에 애정을 가져야 롱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연 산업의 미래에 대해서 그는 다양한 콘셉트의 공연이 등장해 그 규모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연말연시 공연의 경제학 "공연 매출 50% 집중…컬투 '넘버원'"
연말연시를 맞아 다양한 공연이 줄을 잇는다. 스탠딩 파티에서 디너쇼 등 공연 콘셉트도 차별화되고 장소도 실내체육관에서 호텔·컨벤션센터 등 다양하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음악 공연 규모는 2011년 4070억 원에서 2012년 4340억 원, 2013년에는 4610억 원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매년 6% 이상의 성장률이다.
김서룡 청운대 공연기획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CD나 레코드 시장이 사장되는 반면 라이브 음악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캠핑과 콘서트를 결합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나 식사와 공연을 결합한 디너쇼 등 새로운 개념의 공연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매출도 페스티벌이 몰려 있는 초여름이나 초가을, 디너쇼가 많은 연말에 집중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에는 전체 공연 매출의 50% 이상이 집중된다. 그 가운데 디너쇼가 있다. 2012년에도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를 위시해 조영남·남진 등 중견 가수들의 디너 콘서트가 이어지고 있다.
디너 콘서트는 저녁 식사를 하며 유명 가수의 공연을 보는 콘셉트다. 공연이 펼쳐지는 장소는 대부분 호텔이다. 식사비와 공연비가 합쳐졌기 때문에 공연료가 비싸다. 호텔에서 주최하는 콘서트는 10만 원대도 있지만 대부분이 20만 원대다. 공연료는 디너의 가격과 가수의 몸값에 따라 천양지차다.
국내에 디너쇼가 도입된 것은 1971년 패티김 디너쇼가 효시이지만 지금처럼 호텔에서 디너쇼가 열린 것은 20여 년 전이다. 당시에는 비싼 호텔에서 양식 정찬을 하기 때문에 상류층들이 주로 찾았다. 가격도 지금과 비슷한 15만 원대로 일반인들이 찾기에는 부담스러웠다. 비싼 공연료 때문에 디너쇼는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공연 기획사 쇼플러스의 마해민 대표는 “기획사로서도 비싼 가격 때문에 모객이 쉽지 않아 거의 포기한 콘셉트였다”고 말한다. 효도 상품에서 중·장년층 고유문화로
디너쇼가 일반인들의 눈높이로 내려온 것은 2000년대 중반 들어서다. 소득이 늘고 공연 문화가 정착되면서 연말 분위기에 기댄 디너쇼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 젊은층들이 이소라·이승환 등의 연말 콘서트에 열광한 반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디너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가수가 패티김·이미자·나훈아·조영남·남진·인순이 등의 중견 가수들이다.
그때까지 일부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던 디너쇼들의 눈높이를 낮춰 일반 관람객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일반 콘서트처럼 홍보했고 포스터·현수막 등도 동원됐다. 최근 인순이 디너쇼는 방송국으로까지 광고 영역을 넓혔다.
‘착해진’ 가격과 마케팅으로 디너쇼는 넓은 관람 층을 확보하게 됐다. 관람 층은 가수에 따라 다양하다. 이미자는 20대부터 50대가 주로 구매해 부모에게 선물한다. 죽기 전에 이미자의 공연을 보겠다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부터 휠체어에 의지한 채 공연장을 찾는 이들도 있다. 조영남과 남진의 공연은 이보다 10년쯤 젊다. 50~60대가 주 관람객이자 구매층이다.
10~20명 단체로 구매해 공연장에서 모임을 갖는 이들도 있다. 최근에는 팬으로 디너쇼를 찾기도 하지만 ‘올해는 이미자 디너쇼, 내년은 조영남 디너쇼’ 하는 식으로 상품을 보고 선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디너쇼는 이처럼 중·장년층의 문화 상품으로 매년 성장해 왔다. 적어도 2011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2012년은 사정이 다르다. 디너쇼가 몰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대선이 치러지는 바람에 마케팅의 열쇠를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 침체도 공연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일정 부분 돌려세웠다.
마 대표는 “2013년에는 어떤 콘셉트의 디너쇼를 준비할 지 고민”이라며 “요즘 케이팝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참에 어른들 입맛에 맞는 한식으로 디너쇼를 해볼까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디너쇼는 이미자·남진·인순이처럼 기획사가 주관할 때가 많다. 공연은 이틀에서 사흘 정도에 걸쳐 이뤄진다. ‘이미자 디너쇼’는 5가지 디너 코스를 포함한 가격이 일반석 20만 원, 로열석 23만 원이다. 좌석은 총 900석, 이틀에 1800석이다. 일반적으로 디너쇼의 좌석은 1500~2000석 수준이다.
매출 규모는 양일 공연을 합해 3억 원 정도다. 이 중 약 50%는 음식료가 차지하고 마케팅비가 전체 매출의 약 10%다. 여기서 가수 개런티 등 공연팀에 주는 돈을 뺀 금액이 기획사의 순수익이다. 공연비는 가수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5000만 원에서 1억 원에 이르기도 한다. 공연비는 연주자·코러스·무용수 등의 비용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공연료가 비싼 것은 디너쇼는 톱 A급 가수가 아니면 좌석을 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디너쇼 관람 층이 대부분 장년층이다 보니 선택의 폭이 그만큼 좁다. 중견 가수 중에 디너쇼를 준비하다가 표를 팔지 못해 공연을 접은 이들도 있다. 디너쇼에서 현재 티켓 파워를 가진 가수는 앞서 말한 가수 외에 주현미·장윤정 정도가 고작이다.
디너쇼가 인기를 끌면서 호텔 자체에서 디너쇼를 열기도 한다. 호텔 레스토랑 & 바에 연말 콘셉트를 가미한 한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내놓는 것이다. 가격은 기획사의 디너쇼보다 저렴하다. 공연료가 비교적 싼 가수가 공연을 펼치기 때문이다.
서울신라호텔 레스토랑 & 바 ‘더라이브러리’가 내놓은 ‘올 데이 크리스마스’가 그것이다. 크리스마스가 주제이기 때문에 주요 타깃도 20, 30대 연인이다. 재즈 가수 말로 콘서트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2010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처음 공연을 열어 높은 호응을 얻었다. 가격은 보통 10만 원 선이다. 프로그램을 기획을 담당한 장성희 지배인은 “살롱 콘셉트의 소규모 재즈 콘서트로 매출 기여도보다 고객 감사 이벤트의 의미가 더 깊다”고 말했다.
100억 원 매출 기록한 ‘완타치’ 공연
‘올 데이 크리스마스’처럼 공연의 주 타깃은 여전히 20, 30대 젊은층이다. 공연가에서연말은 그야말로 대목이다. 웬만한 가수들은 공연장을 빌리기도 어렵다. 호텔들이 자체 패키지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호텔 대관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일반 공연장도 대관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 등 전용 극장은 대중 가수들에게 한계가 있고 올림픽 체조경기장 등 일반 공연장은 할부 대관료를 적용해 웬만한 가수들은 대관하기가 어렵다. 할부 대관료는 매출액에 따라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는 것으로, 공연 수익에 따라 대관료를 받는다. 공연장으로서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표를 많이 파는 가수에게 대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11년까지 연말 공연의 최강자는 싸이와 김장훈의 ‘완타치’였다. ‘완타치’는 지난 3년간 연말 공연계를 장악하며 ‘단일 공연 최다 매출’, ‘총 100억 원 매출’ 등의 기록을 세웠다. 3년 연속 티켓 파워 1위라는 위명은 덩달아 따라왔다. 2011년 12월 31일 부산 공연을 끝으로 ‘완타치’ 공연은 마침표를 찍었다.
현재 공연계 넘버원은 ‘컬투’다. 싸이와 김장훈이 물러난 자리를 가수가 아닌 개그맨이 물려받았다. 티켓 파워 1위 컬투는 연말 11일간 ‘컬투 크리스말쇼’를 열어 매출액만 2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컬투처럼 반응이 좋은 공연은 공연 수익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광고도 줄을 잇는다.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단체 티켓 구입도 많다.
컬투 외에는 발라드 가수들이 인기다. 주요 타깃은 연말을 맞은 연인들이다. 요즘은 박정현·김범수의 콘서트가 최고 인기다. 성시경·박효신 등도 넓은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중견 가수 중에는 이승철이 군계일학이다. 그는 공연계에서 스테디셀러로 통한다.
이승철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각각 10회 이상의 전국 순회 콘서트를 여는데, 얼마 전 가진 수원 실내체육관 공연은 5000여 석이 꽉 찼다. 이때 기획사는 이승철을 비롯해 공연팀에 회당 약 1억5000만 원을 준다. 마케팅비 등을 제한 나머지가 기획사 수익이다.
김 교수는 “공연은 투자 기간이 보통 2개월로 자금 회수 기간이 짧고 수익률도 50% 이상이어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투자 위험도 높은 것이 공연 산업이다. 김 교수는 “이 때문에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칠 때에도 투자하는 등 공연 문화 자체에 애정을 가져야 롱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연 산업의 미래에 대해서 그는 다양한 콘셉트의 공연이 등장해 그 규모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