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규모가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20조원에 근접했다. 저금리ㆍ저성장 시대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 간접투자가 불황형 대체 투자처로 인식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국내 및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모와 공모펀드의 설정액 합계는 19조7065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설정액 합계는 16조3701억원으로 1년 사이에 3조3364억원(20.38%)이 늘었다. 5년 전인 2007년 말 설정액 6조8178억원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설정액은 2008년 말 8조3980억원, 2009년 말 11조2550억원, 2010년 말 14조225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처음 10조원을 돌파한 2009년 9월 이후 3년여 만에 20조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주택 경기의 침체는 여전하지만 사무용 빌딩, 호텔, 쇼핑몰 등 상업용 부동산은 수익성이 양호한 편이다. 임대 수익에 매각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부동산 펀드의 중심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실물매입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연기금 등 기관들이 부동산펀드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부동산펀드 중 사모 비중은 94.7%다. 대규모 부동산 투자의 특성상 소수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가 운용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사모펀드의 국내 투자 비중은 82.1%로 집계됐으며, 해외 투자 비중은 17.9%다. 해외투자는 2007년 말 14.6%에서 점차 비중이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업계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3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을 합병한데 이어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의 부동산자산운용 부문을 떼어내 삼성부동산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부동산전문 중소형 자산운용사도 약진하고 있다.

부동산펀드 시장은 대체투자 증가세와 함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