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정보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의 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롯데카드, 아기엄마 집중공략…신한카드, 모든 주유소 적립카드로 대박
"고객마음 읽는 독심술 얻자" 카드사들 전담조직 발족
"고객마음 읽는 독심술 얻자" 카드사들 전담조직 발족
김씨가 안성맞춤인 전단지를 받게 된 이유는 카드회사들의 이른바 ‘빅 데이터’ 분석의 결과다. 빅 데이터 분석이란 유기적인 연관성 없이 쌓여가는 막대한 양의 정보에서 의미있는 자료를 찾아내는 작업을 뜻한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계열 유통업체와 함께 고객 5만3000여명의 씀씀이를 분석해 김씨처럼 실제 아이 엄마를 찾는 데 공을 들였다. 나이가 25~37세이면서 임부복이나 튼살크림 등을 구매하는 고객 가운데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 결제 실적이 있는 회원을 별도로 구분해낸 것이다.
롯데카드의 노력은 프로모션을 통해 물품을 구입하는 마케팅 반응율이 최대 20% 이상 상승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 어린이버스와 뽀로로 경찰차 등은 매출이 작년 대비 7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사들이 빅 데이터 분석을 고객의 소비패턴을 읽는 ‘독심술’로 평가하면서 빅 데이터 분석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고객의 요구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매출 증가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는 카드를 통해 구매가 이뤄지는 결제가 하루 2341만건에 이르고 민간소비에서 카드사용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62%에 달해 카드 거래만 잘 분석해도 소비자패턴을 손금 보듯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한 성공 사례는 신한카드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신한카드는 대부분의 주유 할인카드가 특정 브랜드의 주유소에서만 할인이나 적립이 되는데 카드 이용자들의 40%는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어느 주유소에서든 휘발유 ℓ당 100원을 적립해주는 RPM플래티늄샵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연회비가 3만원으로 비싼 편에 속하는데도 30만장 이상 발급되며 시장에 안착했다.
빅 데이터 분석이 가시적인 효과를 내면서 카드업계는 빅 데이터를 마케팅으로 연결하기 위해 인력 강화에 나섰다. 신한카드의 경우 결제정보 분석을 위해 통계학 등을 전공한 50여명의 전문인력을 별도의 팀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빅데이터 분석을 업무 전반에 이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8월 취임한 이강태 비씨카드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빅 데이터 사업 강화를 꺼내들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빅 데이터 분석이 고객관계관리(CRM)의 변형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카드업계에서는 노하우가 쌓이면 기존 CRM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급력이 엄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