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증시가 '1월 효과(January effect)'에 힘입어 상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전문가들은 계사년 1월에도 연말 상승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2000년 이후의 외국인 매수세와 연초 주가 흐름을 보면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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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효과'를 기대하는 가장 큰 근거는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외국인은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을 제외하고 모두 1월에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와 중국 경기에 대한 기대가 1월초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계 자금은 3차 양적완화(QE3)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확장을 반영, 자금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피는 역사적으로도 연말부터 1월까지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 1999년 이후 12월 증시는 평균적으로 2%, 1월에는 1%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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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가 단순한 확장적 통화정책의 효과와 더불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을 반영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볼 때, 최근 나타난 안정적인 지수흐름이 연장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 대응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12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국채 매입 발표 이후 크게 늘어났다. 외국인은 12월 한달 동안에만 약 3조5000억원 순매수하며 2009년 이후 누적 기준으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17조500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외국계 자금은 한국 뮤추얼 펀드를 통해 2주 연속 대규모 유입세를 나타냈다.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6억8500만달러가 들어왔고 지난 주에도 2억2600만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올해 주간 평균 유입 금액이 1000만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급증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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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를 제외하면 이번 주 유입 규모는 8월 말 이후에 가장 큰 수준"이라며 "전주 대비 감소하긴 했지만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 대한 외국계 펀드 자금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연초 증시가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추세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미국 재정절벽 관련 불확실성 해소와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확인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하고 안착하기 위해서는 미국 재정절벽 관련 불투명성 해소와 함께 실적모멘텀 강화라는 상승 동력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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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시장을 이끌어왔던 경기민감주들의 실적 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의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 연구원은 "추세적 상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경기민감주의 레벨업이 필요지만 낙폭과대 경기 민감주의 이익 전망은 하향조정되고 있다"며 "경기민감주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연초에) 일찍부터 부각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기업들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119조1595억원에서 1개월 전 115조9910억원으로, 현재(12월 28일 기준)는 115조398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 추정치의 감소세는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더 크게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경우 3개월 전 영업이익 추정치는 91조8189억원에서 1개월 전에는 87조2263억원으로, 현재(28일 기준)는 86조336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오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은 IT와 제약업종 정도로 국한된다"며 "3분기 '실적 충격'(어닝쇼크)가 발생했던 조선, 건설, 기계, 해운 등 경기 민감업종은 4분기 실적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