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호남석화, 롯데 간판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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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출범…"호남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은 그룹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해왔음에도 ‘롯데’라는 그룹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다. 이제 드디어 둘을 합쳐 롯데케미칼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 새로운 출발을 축하한다. 아시아 최고 화학 기업으로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합병 및 CI(coporate identity) 선포식’에서 ‘오늘같이 기쁜 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호남석유화학이 케이피케미칼과 합병하며 ‘호남’이라는 사명을 뗀 것은 1976년 회사 설립 이후 36년 만이다. 1979년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지 33년 만에 ‘롯데’라는 브랜드를 갖게 됐다.
신 회장으로부터 새로운 사기(社旗)를 전달받은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석유화학 부문 매출이 롯데그룹 총 매출의 20%를 넘어서면서 대표 계열사가 된 것이 사명 변경의 이유”라며 “케이피케미칼을 흡수 합병해 여수뿐 아니라 대산, 울산에도 공장을 두게 돼 회사 이름에서 지역명 ‘호남’을 뺄 필요도 있었다”고 말했다.
1980년 1000억원이던 호남석유화학의 매출은 지난해 17조원으로 성장했다. 롯데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규모를 키웠다. 2003년 옛 현대석유화학 2단지에 이어 2004년 케이피케미칼(옛 고합)을 인수했다. 2009년엔 롯데대산유화를 흡수 합병했고 2010년엔 말레이시아의 화학기업 타이탄을 인수했다.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은 8월 합병을 결의한 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 절차를 마쳤다. 지난 13일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롯데케미칼로 사명 변경을 확정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그룹 차원에서 롯데케미칼이 이끄는 중화학 분야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그룹 비전인 ‘2018년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 목표를 달성하고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입사하며 롯데그룹과 인연을 맺어 석유화학 부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롯데케미칼은 5년 뒤인 2018년까지 매출을 40조원대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허 사장은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실패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어려운 시기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 것”이라며 “합병을 계기로 포화 상태의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기존 범용제품을 ‘메가트렌드’ 사업으로 강화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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