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운용업계는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액티브펀드의 성과 부진과 펀드 환매에 시달렸다. 하지만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들은 10%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이 선전한 비결로는 시황에 구애받지 않는 뚝심 있는 가치투자로 꾸준히 수익을 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26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24일 기준·공모형 대상) 순자산 300억원 이상 운용사들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6.23%로 집계됐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8.47%)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운용 성적이 가장 좋은 운용사와 꼴찌 운용사 간 수익률 격차는 19%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성과 차별화가 심했다. 한국투자밸류운용이 15.86%로 1위를 차지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도 각각 11.23%와 10.34%의 빼어난 성과를 냈다.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지면서 저평가된 가치주 위주로 선별 투자한 덕분에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알리안츠자산운용은 -3.07%를 나타내 꼴찌로 밀려났다. 대표 펀드인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증권자’(-3.14%)의 성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마이애셋자산운용(-1.23%) 하이자산운용(0.25%) KDB자산운용(0.62%) 등도 올해 1% 미만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해외 주식형 펀드 운용에서는 순자산 300억원 이상 운용사들이 평균 12.79%의 수익을 냈다. 이 중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21.16%의 수익률로 1위에 올랐다. 유럽펀드와 아시아펀드의 선전 덕분에 피델리티자산운용(17.67%)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16.08%)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올 들어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회사는 교보악사자산운용(1조991억원)이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