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형 펀드 빛나고 아시아·유럽 수익률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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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펀드 결산
올해 국내 증시가 박스권 내 등락을 거듭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성과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가치주·중소형주 펀드의 선전은 그래서 더 돋보였다. 글로벌 유동성의 급격한 증가로 아시아 신흥국, 미국 등 해외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국내 펀드보다 해외 펀드가 나은 성과를 보였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채권 투자 수요가 급증한 덕분에 채권형 펀드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불투명한 투자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안정성과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형 펀드’들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해외채권형, 13% 고(高)수익률
올해 펀드 투자자 사이에서는 지역별·유형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해외 채권형 펀드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해외 채권형의 수익률과 자금 유입액이 다른 모든 유형의 펀드를 월등히 앞섰다.
26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펀드 유형별 성과에서는 해외 채권형 펀드가 올해 13.28%의 수익률(지난 24일 기준)로 가장 높았다. 해외 주식형(12.69%), 국내 주식형(6.28%), 해외 혼합형(5.27%), 국내 채권형(4.64%)이 뒤를 이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채권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주요국 채권 금리가 하락했고 글로벌 유동성 확대도 금리 하락에 일조하며 올해 채권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채권형 펀드의 자금몰이도 거셌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치(20일 기준·ETF 제외)에 따르면 해외 채권형 펀드로 올해 1조2348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국내 채권형 펀드도 1조258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중소형주, 시장 수익률 상회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는 10개 중 2개 정도만 코스피지수 수익률(8.47%)을 웃돌았다. 삼성전자의 독주 속에 하반기 개별 종목들이 강세를 나타낸 덕분에 중소형주펀드와 가치주펀드들은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성과를 올려 주목받았다.
설정액 50억원 이상인 공모펀드 가운데 올해 성과가 좋은 5개 중 3개가 중소형주펀드다. ‘KB중소형주포커스자A’(30.06%)는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가치주펀드로 손꼽히는 ‘한국밸류10년투자1C’(18.09%)와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배당주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C4’(15.54%)가 각각 2위와 6위를 나타냈다.
코스피200인덱스펀드도 증시가 막판에 뒷심을 발휘한 덕분에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올해 9.45%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유럽·신흥아시아 ‘부상’
해외 주식형 펀드는 지역별로 성과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올해는 유럽펀드(20.50%)와 신흥아시아펀드(20.07%)가 선전했다.
하지만 브라질펀드는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0.97%)로 지난해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김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의 양적완화 조치로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강세를 나타냈다”며 “미국 재정절벽 등 선진국 위주로 우려 요인이 남아 있어 내년에도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국가 펀드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