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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박근혜 정부에 TPP 가입 요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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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끌어들여 日 가입 유도"…美·中 힘겨루기에 '새우등' 우려

    피터슨국제경제硏소장 등 싱크탱크 한국 전문가 전망
    "美, 박근혜 정부에 TPP 가입 요구할 것"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주제로 PIIE가 최근 개최한 세미나에서 기자와 만나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는 박근혜 정부에 TPP 참여를 강하게 요구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 외교소식통도 26일 “북핵 문제, 한·미 군사동맹 강화와 연계해 미국 측이 TPP 참여를 노골적으로 강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 통상당국의 분위기를 전했다.

    TPP보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아시아 16개국의 다자간 FTA 틀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한국 정부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어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아태지역 중국 견제 수단

    지난해 10월 캐나다와 멕시코가 참여 의사를 밝혀 현재 TPP 협상국은 미국 호주 뉴질랜드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브루나이 등 11개국으로 늘어났다. 이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20조7360억달러(2011년 기준)로 전 세계 GDP의 30%를 차지한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 호주 멕시코를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경제 규모는 극히 미미하다. 아태지역을 아우르는 경제동맹체라는 이름에 걸맞지도 않다.

    미국은 현재 TPP 협상국 숫자로는 아세안(10개국)과 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인도 16개국이 참여하는 RCEP에 대항하기 버겁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RCEP 참여국의 GDP는 총 19조7640억달러로 전 세계 GDP의 28.2%에 달한다.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아태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TPP에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이 참여하면 TPP 역내 GDP는 총 27조7210억달러로 늘어나 전 세계 GDP의 40%에 이른다. 미국은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TPP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이 참여해야 일본도 움직일 것”

    미국이 한국을 우선 타깃으로 정한 이유는 한국과 일본 둘 중 하나를 끌어들이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참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본은 농산물 개방이 걸림돌이다. 농촌 지지 기반이 강한 자유민주당은 이번 선거기간에 “성역 없는 관세 철폐를 요구하는 TPP 협상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3일 자민당과 공민당이 연립정권 합의서에서 ‘국익에 맞는 최선의 길을 선택한다’고 명시한 점을 전하면서 TPP 협상에 참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원론적인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그래서 미국은 한국을 우선 참여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의 또 다른 싱크탱크인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이사장은 “미국과 FTA를 시행하고 있는 한국이 TPP 협상에 참여하면 협상의 질이 높아지고 일본의 참여 가능성도 커진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그동안 한국에 TPP를 밀어붙이지 않은 것은 이명박 정부가 한·미 FTA 국회 비준을 통과시키는 데 힘을 소진했다고 판단, 차기 정부로 미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TPP보다 RCEP에 더 주력

    한국은 TPP 참여에 대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이미 미국과 FTA를 발효한 데다 미국을 제외한 TPP 참여국들의 시장 개방 의지가 낮아 협상 진행 과정을 지켜보며 참여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보다 한국이 먼저 TPP 합류를 공언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대신 RCEP 추진에 주력할 방침이다. 16개국은 지난달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RCEP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현재 RCEP 논의는 아세안이 이끌어가고 있지만 향후 협상 과정에서 이미 10곳과 FTA를 체결한 한국으로 주도권이 자연스럽게 넘어올 것으로 보여 미국에 끌려가는 TPP보다 유리할 것이란 전략적 계산도 깔려 있다.

    ■ TPP

    Trans-Pacific Partnershi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 통합을 위해 2015년까지 회원국 사이 관세를 100% 철폐하자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2005년 6월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4개국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참여하겠다고 밝힌 나라는 미국 등 11개국.

    워싱턴=장진모 특파원/이정호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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