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의 독특한 식문화 때문에 현지화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영어 버전 ‘눔 다이어트 코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의 한국인 이용자가 280만명을 넘었지만 한국어 버전을 새로 만든 이유죠.”

정세주 눔 대표(32·사진)는 한국 맞춤형으로 ‘눔 다이어트 코치’ 앱을 내놓은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다이어트를 돕는 눔 다이어트 코치는 세계적으로 15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인기 앱이다. 2008년 안드로이드마켓(현 구글 플레이스토어) 오픈과 함께 출시돼 미국 등에서 건강 부문 최고 매출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1500만명이 넘는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앱으로 이용자들이 900만㎏ 이상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정 대표는 22세에 아무 연고도 없는 미국으로 건너가 뮤지컬 사업에 실패하고, 알고 지내던 구글 개발자와 합심해 눔의 전신인 워크스마트랩을 설립했다. 눔은 호창성·문지원 대표가 세운 동영상 유통업체 비키와 함께 미국에서 성공한 한국인이 운영하는 벤처로 꼽힌다.

지난 1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된 눔 다이어트 코치 한국어 버전은 별다른 마케팅 없이 국내에서도 건강 부문 최고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올해만 180번 이상 업데이트하고 30여개의 테스트 버전으로 이용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취합했다”며 “철저히 이용자 입장에서 품질 향상에 노력했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버전에 가장 공을 들인 것은 번역과 한국 음식 문화의 반영이다. 음식, 영양학 정보 등을 단순 번역하지 않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영양학을 전공한 한국인이 새로 쓰듯이 한국어로 옮겼다. 김치찌개, 감자탕 등 한국인이 즐기는 음식도 추가했다. 정 대표는 “서양 요리는 주로 단품으로 나오기 때문에 스테이크 고기 종류, 감자, 스프 등으로 쉽게 기록할 수 있지만 한국 음식은 닭볶음탕처럼 하나의 요리에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기록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어 버전은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눔이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시아 시장 진출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점유율과 스마트폰 이용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한국 시장 성공을 발판으로 일본, 중국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눔 다이어트 코치 앱의 거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른 의료 사업에도 진출할 것”이라며 “단순히 체중 관리를 넘어서 눔이 건강 정보의 대명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