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행정관할권을 인정했다.

23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지난 21일(현지시간) 2013년 국방비 법안을 처리하며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의 관할권이 일본에 있으며, 해당 지역은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에 속한다”는 내용의 의향성 조항도 통과시켰다. 의향성 조항은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의회의 입장을 행정부에 전달하는 성격을 가진다고 신화통신은 설명했다.

이 조항은 하원의 국방비 심사 때부터 의안에 포함돼 상원으로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센카쿠열도 문제에서 미국 상·하원이 일본 편을 들겠다는 점을 명시했다는 게 중국 언론들의 해석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 소식이 전해지자 23일자 평론기사를 통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라며 “미국 의회의 행위는 센카쿠열도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도 해를 끼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미국이 중·일 영토 문제와 관련해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행위를 멈추고 내정 문제에 대한 간섭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국가해양국 소속 항공기가 22일 센카쿠열도 북방 100㎞ 지점까지 접근했다. 일본은 즉각 자위대 소속 F-15전투기를 발진시켰다. 지난 13일에도 중국 항공기가 이 지역에 나타나 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출동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해상 대치보다 공중 대치가 우발적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군사적 충돌을 부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