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한 축은 국가미래연구원이다. 박 당선인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인 2010년 말 설립돼 꾸준하게 거시정책과 금융, 재정, 복지, 산업, 부동산 등 각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다양한 정책 대안을 내놓았다. 국가미래연구원은 대선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과 오랫동안 정책에 대해 논의했던 ‘5인 스터디 모임’도 국가미래연구원 출신들로 이뤄졌다. 이들은 2007년 대선 경선 전부터 박 당선인을 도왔다. 박 당선인의 ‘경제 교사’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김광두 서강대 명예교수와 김영세 연세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최외출 영남대 교수, 안종범 의원이 바로 그들이다.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을 맡았던 김광두 교수는 2007년 대선 당시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공약을 만들었고, 이번 대선 때도 성장과 관련된 공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박 당선인의 정책을 최종 조율하는 역할과 대외메시지를 총괄하는 역할을 동시에 맡는 등 핵심 측근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근혜계 핵심 이혜훈 최고위원의 남편인 김영세 교수와 신 교수는 캠프에서 직접적으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외곽에서 박 당선인을 지원했다. 향후 인수위원회나 차기 정부에서 박 당선인을 도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국가미래연구원 관계자는 “5인 스터디 모임은 지난 5년 동안 수시로 모여 경제정책에 대해 토론했다”며 “박 당선인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경제 분야를 많이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연구원 소속 분야별 전문가들이 박 당선인의 정책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거시금융 분야의 김인기(중앙대) 홍기택(중앙대) 교수, 행정 분야의 하혜수(경북대) 교수, 재정·복지 분야의 김진현(서울대) 옥동석(인천대) 임병인(충북대) 교수, 산업 분야의 고승의(숙명여대) 박상기(숭실대) 서정해(경북대) 교수, 부동산 분야의 김정훈(영남대) 서승환(연세대) 전준수(서강대) 교수 등이 대표적 정책 조언 그룹이다.

박 당선인의 한 측근은 “2007년 경선 패배 이후 박 당선인은 분야별 전문가들을 그룹별로 꾸준하게 만나왔다”며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전공 분야와 관련해 설명하고, 박 당선인과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이 외부 전문가를 만나 공부한 장소는 서울 강남 삼성동 자택에서 가까운 리츠칼튼호텔, 임페리얼팰리스호텔 등이었다. 박 후보를 도왔던 외부 전문가 그룹은 2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과 남덕우 전 총리 등 박 당선인의 원로 자문그룹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전 행장은 박 당선인과 같은 서강대 출신이고, 남 전 총리는 서강대 교수를 지내 ‘서강학파’로 분류된다. 남 전 총리는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 당선인의 경제자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박 당선인에게 소개시켜 주기도 했다. 이들은 차기 정부에서 특정 직책을 맡기보다는 외곽에서 조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현명관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도 박 당선인에게 경제 정책 관련 조언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