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게 “앞으로 국민을 위해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며 야당과의 소통은 물론 국민대통합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문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치열하게 선거를 치렀지만 이게 다 국민의 삶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선택받고자 함이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고 조윤선 선대위 대변인이 전했다. 조 대변인은 박 당선인이 문 후보의 축하 인사에 감사의 뜻을 나타내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박 당선인에게 “박 당선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제가 당을 책임지고 끌어갈 수는 없겠지만, 민주당이 정파와 정당을 넘어 국정에 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서도 “야당은 국정운영의 소중한 파트너”라며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우리가 잘 챙기고 담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더 열린 마음으로, 더 겸허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다함께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 국민행복에 모두가 동참하도록 더욱 노력하고 분발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국민 여러분이 보여주신 뜻은 어떻게 해서든지 위기에 빠진 민생을 살리고 100% 대통합을 이루라는 것”이라며 “오로지 국민대통합과 국민행복 두 가지만 머리에 담고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이 대선 직후 문 후보에게 ‘협력과 상생’을 제안한 것은 그가 평소 강조했던 ‘100% 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평가가 많다. 극단적인 정쟁이나 갈등으로 치닫는 정치가 아닌 상생 정치를 이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15년의 국회의원 경험을 갖고 있는 박 당선인의 정치에 대한 기본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의 한 측근은 “최초의 과반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박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은 1400만명 이상의 유권자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며 “박 당선인을 지지한 52%만의 대통령이 아닌 100%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병욱/이현진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