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경산업계가 처음으로 법정 법인을 만들었다.

환경산업분야 120여개 기업이 가입한 ‘한국환경산업협회’가 18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창립 총회를 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그동안 일부 환경산업체가 모인 사단법인은 있었지만 법령(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에 근거를 두고 산업 전체를 망라하는 법정 법인은 이 분야에서 처음이다.

SK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굴지의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초대 회장은 최광철 SK건설 사장이 맡았고 상근부회장은 윤웅로 환경부 대구지방환경청 기획과장이 선임됐다. 최 사장은 회장 선임 인사말을 통해 “환경산업이 지금까지 중소기업 위주로 돼 있었는데 앞으로는 산업발전을 위해 대기업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며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관련 법정 법인이 생기면 정부와 산업계의 소통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에 산업계의 의견을 상시 전달할 수 있게 되고 정부 발주 연구용역이나 조사사업을 위탁받을 수도 있다. 당장 올해 말 발표될 예정인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육성계획(2013~2017)’에서도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는 이 밖에도 환경산업계의 권익보호, 환경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 연구, 해외시장 정보조사, 해외 시장개척단 운영 등을 하게 된다. 윤종수 환경부 차관은 격려사에서 “정부와 기업 간 가교 역할을 통해 환경산업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크게 신장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환경산업계는 이번 협회 출범이 한국 환경산업의 해외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호 현대건설 전무는 “환경산업은 연구·개발(R&D)이 중요한데 한국은 인프라가 거의 구축돼 있다”며 “지금 갖고 있는 역량을 해외사업 쪽으로 돌리는 데 협회 차원의 협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플랜트업체 ‘제이텍’의 장두훈 대표는 “해외진출을 위한 중소기업 간 컨소시엄 등이 협회를 통해 구체화될 수 있으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유남종 일신종합환경 대표는 “핵심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도 홀로 해외진출은 어려운데 다른 기술을 가진 기업과 협력하면 해외물량 수주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