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해온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정책이 아세안 국가들의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차다마스 투바스타쿨 태국과학기술진흥원 부원장(사진)은 18일 “1997년 외환위기로 불리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R&D 투자를 통해 지속 성장한 한국의 시스템은 아시아 국가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며 “R&D 투자 평가 시스템, 국가 기술 기반과 혁신 진작을 위한 산·학·연 협력 방안 등에서 한국의 제도를 도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다마스 부원장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국제혁신경영전문학회(ISPIM)가 지난주 서울에서 개최한 ‘국제 혁신 심포지엄’ 참가차 방한했다. 그는 “태국은 201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 1%, 인구 1만명당 연구원 수 15명, 민간 R&D 비중 70% 달성을 목표로 국가과학기술혁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검증된 R&D 시스템이 필요한데 한국을 롤모델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니 나리타 인도네시아 국가혁신위원회 고문도 “현재 인도네시아가 추진하는 경제발전 마스터플랜인 ‘1-747 혁신전략’은 한국의 577전략(GDP 대비 국가 R&D 투자 5% 달성, 7대 중점 기술 분야 육성, 7대 시스템 선진화)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2년 넘게 KISTEP으로부터 과학기술정책 컨설팅을 받은 카자흐스탄은 아시아 국가들에 적용할 과학 역량진단 플랫폼 개발까지 제안했다. 주마테 살리모프 카자흐스탄 국가기술개발원 기술분석센터장은 “한국과 함께 아시아 저개발 국가들의 과학기술 역량진단에 사용할 공통 플랫폼을 만드는 프로젝트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