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앞으로 다가온 대선이 초박빙 승부전으로 흐르면서 당일 투표율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남은 기간 이변이 없는 한 투표율에 따라 승부가 좌우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투표율은 대략 70% 선이다. 이종민 글로벌리서치 팀장은 “최근 중앙선관위가 조사한 적극 투표 의향층은 79.9%였는데, 역대 실제 투표율은 여기서 10%포인트가량 뺀 수치였다”며 “예상 투표율은 68~70% 정도”라고 말했다. 여야 경쟁 양상이 이번 대선과 유사한 2002년 16대 대선(노무현-이회창)의 경우 선관위 예측조사는 80.5%였으나 실제는 70.8%였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여론조사상 투표참여 의향이나 유권자 수 변화 등 9개 지표로 구성된 자체 투표율 예측 프로그램을 돌려본 결과 당일 예상 투표율은 67.5%로 나왔다”며 “표본오차 ±1.9%포인트의 최대치를 감안해도 투표율이 70%는 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과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예상 투표율을 70% 선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분기점이 되는 투표율 구간을 대략 68~72% 선으로 예상했다. 투표율이 68% 이하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72% 이상이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얘기다. 윤 실장은 “투표율이 70% 안팎이면 어느 쪽도 우열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배 본부장은 “과거 대선에 비해 20~30대 유권자 수가 줄고 50~60대가 크게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투표율 72% 정도가 예측 불허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72% 이하면 박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권자 수를 2002년 대선 때와 비교하면 20~30대 유권자 수는 128만명 줄어든 반면 50대 이상은 580만명가량 늘어났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각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투표율이 70%대로만 높아져도 문 후보가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본다. 문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도 “투표율 70%로 가정하면 지난 총선보다 700만명이 더 투표한다는 얘기다. 그 700만표 중 박 후보 지지가 많겠냐, 문 후보 지지가 많겠느냐”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대 투표참여 의사가 높게 나온 만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관계자는 “전체 투표율이 올라가면 젊은층 투표율만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며 “80%대까지 높아지면 모르겠지만 70%대 중반 수준까지도 반드시 우리가 불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자신했다.

정종태/허란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