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가 양적완화(QE)로 금 관련 상품, 원·달러 환율 하락 수혜주, 외국인 순매수 종목의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약세, 외국인 자금의 한국 증시 유입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Fed)은 내년 1월부터 매달 총 85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풀기로 했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는 통상 국제 상품 가격의 상승으로 연결된다. 특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값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열 하나대투증권 상품전략팀장은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투자 대안으로 금이 주목받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보다는 금 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월 온스당 1500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 금 선물 가격은 QE3(9월13일)를 거치며 14일(현지시간) 1697달러까지 올라왔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 지수에 투자하는 ETF는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파생형)’이다. 이 상품의 연초 이후 현재(14일)까지 수익률은 10.20%다.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 상장돼 거래되는 금 선물이나 관련 ETF,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자투자신탁(금-재간접형)’은 해외 금 관련 ETF에 투자하는 펀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A형이 9.20%다.

원·달러 환율 하락 수혜주인 음식료주, 항공주도 관심이다. 음식료주 중에는 수입 원자재 비중이 높은 롯데삼강과 CJ제일제당이 수혜 종목이다. 두 종목은 QE3 이후 이달 14일까지 각각 11.31%, 17.21% 올랐다. 항공주는 항공기 구입 때문에 생긴 외화부채 평가금액이 낮아진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원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음식료 항공과 원화부채가 많은 종목의 수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사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외국인이 수급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주 외국인은 정보기술(IT), 자동차주 외에 LG화학(682억원) 현대건설(538억원) 삼성중공업(458억원) 고려아연(372억원) 등 경기민감주를 주로 샀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철강 화학 비철금속 정유주들은 상품 가격 하락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익성 훼손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주가 회복이 빠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