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인내심이 한계를 드러내는 한 주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증권전문 케이블 뉴스채널인 CNBC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이번 주 뉴욕 증시를 이렇게 전망했다. 그동안 시장은 “크리스마스 전에 재정절벽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의 말을 믿어왔다. 지난달 대선 이후 주가가 소폭 등락하며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은 것도 정치권의 낙관적인 협상 전망을 어느 정도 신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동요가 생기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인 이번주 안에 의회 표결까지 마무리하려면 적어도 월요일인 17일에는 양측 간 합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악관과 공화당은 부유층에 대한 소득세율 증대와 메디케어(노인층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지출 삭감 같은 최대 현안에 대해 아직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이코노미스트들과 트레이더들은 점점 회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CNBC가 최근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46%는 ‘미국이 재정절벽을 넘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극복할 것’이라는 응답은 41%였으며 13%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가 실물경기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이번주에 가늠할 수 있다. 18일에는 미국주택건설협회(NAHB)의 주택시장지수, 20일에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최종치가 발표된다. 21일에는 소비자신뢰지수도 나온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