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걸쳐 만든 식스팩, 송년회 폭탄주 한 방에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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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헬스 - 연말 건강한 음주법
음주 전 배 속부터 든든히…안주로 짠 스낵류는 금물
해장할땐 얼큰한 국물보다 맑은 국물이 숙취 해소에 더 효과
음주 전 배 속부터 든든히…안주로 짠 스낵류는 금물
해장할땐 얼큰한 국물보다 맑은 국물이 숙취 해소에 더 효과
직장 회식, 동창회, 동호회 송년회 등으로 술 약속을 피할 수 없는 연말이다.
연말 모임은 술을 많이, 장시간 마시는 자리가 많아 자칫 몸을 상하기 쉽다. “1년 내내 건강을 챙기다 12월에 와르르 몸이 무너진다”는 직장인들의 푸념이 남의 얘기 같지 않다. 주변에선 해가 바뀌는 신년이면 한의원에 가서 간 청소를 한다든지, 간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는 걸로 알코올에 찌든 체력을 회복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술이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단 간뿐만이 아니다. 잦은 과음은 간질환은 물론이고 기억상실로 뇌 손상의 주범이 될 수 있고, 전립선염을 앓는 중년남성에게 치명적인 위험요소가 되기도 한다.
◆전립선염에 술은 백해무익
전립선염 환자에게 가장 괴로운 때가 바로 12월에 이어지는 회식 자리다. 염증성 질환인 전립선염에 술은 독과도 같다. 추운 날씨에 환자가 술을 마셨을 때가 전립선염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빈뇨, 급박뇨, 잔뇨감, 통증 등 모든 증상이 가장 최고조로 나타나는 순간이다. 일중한의원 조사에 따르면, 환자 중 약 62%가 전립선염 발병 후에도 주 1~2회 이상 지속적인 음주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생활 중 불가피한 음주가 전립선염 치료를 방해하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
전립선 환자들이 연말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술자리에 가더라도 양해를 구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은 “전립선염 환자가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면 그 양을 최소로 하고 술을 마시는 동안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주 화장실을 다녀야 하며 소변이 마렵다는 신호를 보낼 때까지 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날 마신 술에 필름이 ‘뚝’, 뇌 손상 주범
과음한 다음날 흔히 ‘필름이 끊겼다’는 표현을 한다. 정확히 말하면 알코올이 뇌 속 기억을 관장하는 부위인 ‘해마’에 손상을 준 것이다. 해마와 다른 신경 사이에서 기억을 전달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글루탐산’이라는 물질이 고갈되면 기억이 끊어지는데, 평소보다 많은 양의 알코올을 짧은 시간 내에 마시게 되면 신경전달 물질에 영향을 줘 기억이 저장되지 않는다.
이런 일시적 급성 기억상실은 많은 양의 술을 자주, 빠른 시간 내에 마실수록 잦아진다. 또 잦은 과음은 글루탐산이 고갈되는 시기를 앞당기고, 자연히 필름이 끊기는 횟수도 많아진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알코올 남용을 넘어 알코올 의존 상태나 알코올성 치매의 길을 걷게 되기 때문에 자신이 어느 정도의 양을 마셨을 때 기억이 끊어졌는지를 스스로 체크하면서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성 수면’ 습관 되면 독(毒)
술을 마신 다음날은 대부분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는 숙면을 취하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의학계는 수면은 크게 4단계로 나눈다. 비렘수면인 얕은 수면(1, 2단계), 깊은 수면(3단계)과 렘수면(급속안구운동)이 한 주기로 이뤄져 있다. 이런 단계가 하룻밤 동안 4~5번 정도 반복되는 것이 정상적인데, 술을 마시면 깊은 수면 단계가 없어지고 수면이 단절되는 현상을 보인다. 술을 마시게 되면 얕은 수면, 즉 잠이 드는 단계인 1, 2단계의 수면은 잘 이뤄져 잠이 잘 온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1, 2단계에서 3단계 깊은 수면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아침에는 일찍 잠이 깨게 돼 결국 잠을 자고 일어나도 피곤함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이는 몸이 회복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기능을 하는 수면이 3단계의 깊은 수면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박동선 숨수면센터 원장은 “연말 음주량이 늘어나면서 수면장애가 나타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며 “잠을 푹 자고 싶다면 수면 3시간 전에는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고 연일 이어서 술을 마시는 것은 알코올에 의존해야만 잠이 오는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술 마신 뒤 양치질 필수, 얼굴 붉다면 찬물 세수
소주, 폭탄주 등과 같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과음할 경우 혈압이 상승하면서 잇몸이 붓고 잇몸출혈을 일으킨다. 도수가 낮은 술이라 하더라도 와인은 과실을 발효한 발효주의 한 종류고, 맥주는 보리를 발효시킨 양조주로 다량의 설탕이 들어가 있어 기본적으로 당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 당분은 치아 표면에 붙어 있다가 구강 내 충치균과 결합해 산성 성분을 생산해 치아부식, 즉 충치를 발생시킨다.
술을 한 번에 다량 섭취했을 경우에는 문제가 더 크다. 술과 함께 치즈, 과일, 탕, 구이 등 안주를 먹은 후 양치질을 하지 않고 바로 잠들 경우, 자는 동안 구강이 건조해져 구강 청결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과도한 음주는 칼슘 흡수를 방해해 잇몸질환을 유발하거나 치아를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이지영 강남이지치과 원장은 “술을 마시더라도 자기 전 꼭 양치질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고 음주 후 잇몸이 붓고 출혈 등 증상이 있다면 즉시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코올은 다양한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음주는 혈관을 확장시켜 얼굴을 붉게 만드는데, 얼굴이 붉어지면 시각적으로 더 부어 보인다. 만약 평소 잘 붓는 체질이라면 술자리에서 되도록 짠 안주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음주 후 다음날 아침 얼굴이 붓고 붉다면 가벼운 냉찜질이나 차가운 물 세수가 도움이 된다.
임형준 고려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체중 60㎏인 성인 남성의 경우 하루에 흡수 가능한 알코올 양은 80g 정도로, 술 종류로 치면 소주는 한 병, 맥주는 2000cc, 와인은 750㎖ 기준으로 한 병, 양주는 200㎖ 정도”라면서 “한번 음주 후에는 간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2~3일간 술을 먹지 않는 게 피로와 숙취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숙취 해소에 좋은 방법
숙취 해소를 위해서는 음주 중에 미네랄이 풍부한 생수를 자주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오이, 배 등 수분이 많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안주로 먹는 것도 숙취 예방에 효과적이다.
동의보감에는 대표적인 숙취 해소법으로 ‘발한 이소변(發汗 利小便)’을 꼽는다. 땀을 많이 내고 소변을 배출한다는 뜻인데, 이를 위해서는 일단 먹어야 한다. 음식을 먹어야 몸에 있는 숙취 유발의 주범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신진대사를 거쳐 잘 배출된다. 이때 해장국의 더운 국물을 마시면 알코올이 잘 빠져 나온다. 대표적 해장국인 콩나물국이나 북어국은 숙취에 효과가 있다. 얼큰한 국물보다는 맑은 국물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임형준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
연말 모임은 술을 많이, 장시간 마시는 자리가 많아 자칫 몸을 상하기 쉽다. “1년 내내 건강을 챙기다 12월에 와르르 몸이 무너진다”는 직장인들의 푸념이 남의 얘기 같지 않다. 주변에선 해가 바뀌는 신년이면 한의원에 가서 간 청소를 한다든지, 간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는 걸로 알코올에 찌든 체력을 회복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술이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단 간뿐만이 아니다. 잦은 과음은 간질환은 물론이고 기억상실로 뇌 손상의 주범이 될 수 있고, 전립선염을 앓는 중년남성에게 치명적인 위험요소가 되기도 한다.
◆전립선염에 술은 백해무익
전립선염 환자에게 가장 괴로운 때가 바로 12월에 이어지는 회식 자리다. 염증성 질환인 전립선염에 술은 독과도 같다. 추운 날씨에 환자가 술을 마셨을 때가 전립선염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빈뇨, 급박뇨, 잔뇨감, 통증 등 모든 증상이 가장 최고조로 나타나는 순간이다. 일중한의원 조사에 따르면, 환자 중 약 62%가 전립선염 발병 후에도 주 1~2회 이상 지속적인 음주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생활 중 불가피한 음주가 전립선염 치료를 방해하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
전립선 환자들이 연말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술자리에 가더라도 양해를 구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은 “전립선염 환자가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면 그 양을 최소로 하고 술을 마시는 동안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주 화장실을 다녀야 하며 소변이 마렵다는 신호를 보낼 때까지 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날 마신 술에 필름이 ‘뚝’, 뇌 손상 주범
과음한 다음날 흔히 ‘필름이 끊겼다’는 표현을 한다. 정확히 말하면 알코올이 뇌 속 기억을 관장하는 부위인 ‘해마’에 손상을 준 것이다. 해마와 다른 신경 사이에서 기억을 전달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글루탐산’이라는 물질이 고갈되면 기억이 끊어지는데, 평소보다 많은 양의 알코올을 짧은 시간 내에 마시게 되면 신경전달 물질에 영향을 줘 기억이 저장되지 않는다.
이런 일시적 급성 기억상실은 많은 양의 술을 자주, 빠른 시간 내에 마실수록 잦아진다. 또 잦은 과음은 글루탐산이 고갈되는 시기를 앞당기고, 자연히 필름이 끊기는 횟수도 많아진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알코올 남용을 넘어 알코올 의존 상태나 알코올성 치매의 길을 걷게 되기 때문에 자신이 어느 정도의 양을 마셨을 때 기억이 끊어졌는지를 스스로 체크하면서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성 수면’ 습관 되면 독(毒)
술을 마신 다음날은 대부분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는 숙면을 취하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의학계는 수면은 크게 4단계로 나눈다. 비렘수면인 얕은 수면(1, 2단계), 깊은 수면(3단계)과 렘수면(급속안구운동)이 한 주기로 이뤄져 있다. 이런 단계가 하룻밤 동안 4~5번 정도 반복되는 것이 정상적인데, 술을 마시면 깊은 수면 단계가 없어지고 수면이 단절되는 현상을 보인다. 술을 마시게 되면 얕은 수면, 즉 잠이 드는 단계인 1, 2단계의 수면은 잘 이뤄져 잠이 잘 온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1, 2단계에서 3단계 깊은 수면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아침에는 일찍 잠이 깨게 돼 결국 잠을 자고 일어나도 피곤함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이는 몸이 회복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기능을 하는 수면이 3단계의 깊은 수면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박동선 숨수면센터 원장은 “연말 음주량이 늘어나면서 수면장애가 나타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며 “잠을 푹 자고 싶다면 수면 3시간 전에는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고 연일 이어서 술을 마시는 것은 알코올에 의존해야만 잠이 오는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술 마신 뒤 양치질 필수, 얼굴 붉다면 찬물 세수
소주, 폭탄주 등과 같이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과음할 경우 혈압이 상승하면서 잇몸이 붓고 잇몸출혈을 일으킨다. 도수가 낮은 술이라 하더라도 와인은 과실을 발효한 발효주의 한 종류고, 맥주는 보리를 발효시킨 양조주로 다량의 설탕이 들어가 있어 기본적으로 당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 당분은 치아 표면에 붙어 있다가 구강 내 충치균과 결합해 산성 성분을 생산해 치아부식, 즉 충치를 발생시킨다.
술을 한 번에 다량 섭취했을 경우에는 문제가 더 크다. 술과 함께 치즈, 과일, 탕, 구이 등 안주를 먹은 후 양치질을 하지 않고 바로 잠들 경우, 자는 동안 구강이 건조해져 구강 청결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과도한 음주는 칼슘 흡수를 방해해 잇몸질환을 유발하거나 치아를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이지영 강남이지치과 원장은 “술을 마시더라도 자기 전 꼭 양치질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고 음주 후 잇몸이 붓고 출혈 등 증상이 있다면 즉시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코올은 다양한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음주는 혈관을 확장시켜 얼굴을 붉게 만드는데, 얼굴이 붉어지면 시각적으로 더 부어 보인다. 만약 평소 잘 붓는 체질이라면 술자리에서 되도록 짠 안주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음주 후 다음날 아침 얼굴이 붓고 붉다면 가벼운 냉찜질이나 차가운 물 세수가 도움이 된다.
임형준 고려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체중 60㎏인 성인 남성의 경우 하루에 흡수 가능한 알코올 양은 80g 정도로, 술 종류로 치면 소주는 한 병, 맥주는 2000cc, 와인은 750㎖ 기준으로 한 병, 양주는 200㎖ 정도”라면서 “한번 음주 후에는 간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2~3일간 술을 먹지 않는 게 피로와 숙취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숙취 해소에 좋은 방법
숙취 해소를 위해서는 음주 중에 미네랄이 풍부한 생수를 자주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오이, 배 등 수분이 많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안주로 먹는 것도 숙취 예방에 효과적이다.
동의보감에는 대표적인 숙취 해소법으로 ‘발한 이소변(發汗 利小便)’을 꼽는다. 땀을 많이 내고 소변을 배출한다는 뜻인데, 이를 위해서는 일단 먹어야 한다. 음식을 먹어야 몸에 있는 숙취 유발의 주범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신진대사를 거쳐 잘 배출된다. 이때 해장국의 더운 국물을 마시면 알코올이 잘 빠져 나온다. 대표적 해장국인 콩나물국이나 북어국은 숙취에 효과가 있다. 얼큰한 국물보다는 맑은 국물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임형준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