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황'으로 얼룩진 2012년 주식시장도 저물고 있다. 다행히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내년 유망주(株) 찾기에 바쁘다. 연말연초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굴 대표 테마로 스마트TV도 빼놓을 수 없다.

연말 지상파의 디지털 방송전환(아날로그 방송 종료)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초 아날로그 유료가입자가 디지털 유료가입자로 이동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질 것"이라며 "이는 잠재적 스마트TV 증가세의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료방송의 디지털 전환은 아날로그 가입자를 디지털 가입자로 전환하고 차세대 신규 방송통신서비스 도입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 삼성 VS 애플, 2013년 스마트 TV로 '맞대결' 예고

[2013년 달굴 테마株②] 스마트TV, 3차 大戰 터진다
제 1차 퍼스널컴퓨터(PC), 2차 스마트폰 전쟁으로 이어져 온 정보기술(IT) 대전이 2013년에는 스마트 TV를 통해 서막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대표 주자인 애플이 하반기 TV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스마트 TV의 원조인 삼성전자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스마트 TV는 기존 디지털 TV에 스마트폰과 같은 운영체제(OS)를 탑재해 실시간 방송뿐만 아니라 주문형 비디오(VOD), 게임, 검색, 날씨 등 다양한 웹 및 어플리케이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TV를 말한다. 스마트 TV를 통해서는 보고 싶은 방송이나 영상을 언제든지 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 TV는 내년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크기는 47·55인치로 패널은 LG디스플레이와 샤프를 통해 공급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NBC 방송에서 "요즘 TV를 보면 20~30년 전으로 회귀한 느낌"이라며 "애플은 TV 분야에 높은 관심을 두고 준비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만들어 낸 아이폰처럼 애플 TV의 획기적인 인터페이스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 TV의 원조인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혈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2010년 스마트TV 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6000만대 가량을 팔았으며, 전용 콘텐츠도 3년 사이 2500여개까지 늘렸다. 스마트폰에서는 애플보다 늦었지만 스마트 TV만큼은 원조라는 자부심을 지킨다는 각오다.

디지털 TV의 확대 국면도 스마트 TV 시장의 성장의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지속적인 IPTV 가입자 증가도 시장 전망을 밝게 한다.

국내 IPTV는 2009년 1월 상용서비스가 시작된 지 약 3년 10개월 만인 지난달 가입자 수가 600만명을 돌파했다. IPTV를 포함한 디지털유료방송(SO, 위성, IPTV)의 가입자수는 지난해 기준 1088만 가구를 기록했고, 올해말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의 종료로 디지털 전환률이 더욱 높아져 앞으로 5년내 2000만 가구 이상이 디지털 유료 방송을 시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동섭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2009년 아이폰의 국내 도입으로 스마트폰이 본격 확산됐으며 올해에는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스마트 환경에 잘 학습된 고객들과 다양한 동영상 컨텐츠, 게임 등의 활성화와 애플의 스마트TV 출시 등으로 스마트 TV 시장의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 LGD 실리콘웍스 SBS콘텐츠허브 KTH 위메이드 NHN 등 '주목'

스마트 TV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패널 공급업체를 비롯한 부품업체, 콘텐츠 공급 업체 등에 대한 시장의 전망도 우호적이다.

스마트 TV를 통해서는 실시간 방송과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 쇼핑, 게임 등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방위적으로 수혜군이 동시에 부각되는 분위기다.

스마트 TV의 확산으로 인해 먼저 국내 대표 패널업체인 LG디스플레이의 수혜가 기대된다. 고해상도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제품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애플 TV의 패널 공급 업체로서의 수혜도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정한섭 SK증권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는 84인치 UD(초고선명)TV 패널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이즈의 TV 패널들을 출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UDTV 시장이 개화될 경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UDTV 시장에서의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에 UDTV 용 고해상도화 패널 부품(DDIC)을 공급 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리콘웍스의 수혜도 기대된다. 실리콘웍스는 LG디스플레이 TV용 DDIC 점유율을 약 40% 정도 가져가고 있다.

스마트 TV용 게임 수요도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인 700명 가량의 모바일 게임 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위메이드의 수혜도 점쳐진다.

스마트 TV 게임은 콘솔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에서 동시에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위메이드가 스마트TV 게임 시장의 개화를 선도할 것이란 진단이다.

온라인 검색 국내 1위 업체인 NHN의 시장 지배력 강화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TV가 기존의 온라인과 모바일의 보완재 성격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1위 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또 스마트 TV를 통해 기존 TV 프로그램의 시청 역할 뿐만 아니라 검색, 쇼핑 등의 다양한 기능이 가능해 지기 때문에 포털업체의 광고 수혜도 예상됐다.

최관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바일이 트래픽 증가 대비 광고 매출이 낮은 것은 작은 화면에 실을 수 있는 광고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대화면의 스마트TV 는 PC 이상으로 다양한 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어 매체 효율성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콘텐츠 공급 증가 기대로 SBS콘텐츠허브·KTH와 같은 컨텐츠 유통업체도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TV 가 확산될 경우 방송 콘텐츠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모바일 활성화 국면에서 음악, 게임 중심의 콘텐츠가 부각됐다면 가족형 디바이스와 넓은 화면사이즈가 특징인 스마트 TV의 활성화는 방송 콘텐츠를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