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기어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어제 그들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고, 우리 정부도 이를 확인했다.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이 우리 정부와 미국 일본은 물론 중국까지 만류해왔던 미사일 발사 실험을 강행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명백히 드러낸 것이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김정은 북한 체제는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동안 일각에서 김정은이 농업을 비롯한 경제 개혁·개방에 나설 것이라고 희망을 걸기도 했지만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의 노선을 그대로 답습해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과 핵실험으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며 살 길을 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한마디로 핵개발을 빌미 삼아 우리 정부와 미국을 상대로 공갈과 협박을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어제 북한이 김정일 유훈을 관철했다고 떠벌린 것만 봐도 그렇다.

우리는 북한이 선택을 확실하게 한 만큼 대북 정책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북관계가 주요 대선 이슈로 등장한 상황이다. 일부 후보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태에 대해 북한의 책임을 추궁하기는커녕 집권하면 우리 측의 일방적인 양보를 통해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심지어 종북세력은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이 우리 정부가 잘못한 탓이라고 공격하고 북한 미사일을 나로호 로켓이라고 부르며 북측 주장을 전파하기에 여념이 없는 마당이다.

북한이 발사를 연기할 것처럼 연막전술까지 펴가며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나선 것은 어떻게든 대선판에 개입해 종북·친북세력을 지원하려는 뜻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정부는 물론 대선 후보들은 이런 북한의 의도를 확실히 차단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역할도 중요하다. 우선 엄중한 대북제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동북아 안보가 달린 문제다. 북한의 위험한 도박에는 중국도 응분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 이제 시진핑의 중국이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