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한반도 및 과학기술 전문가들은 12일(현지시간) 북한이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확보했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견해를 밝혔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의 게오르기 톨로라야 한국프로그램 소장은 "전문가들은 보통 로켓 발사가 성공하긴 위해선 8~10 차례의 실패가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북한은 네번 만에 성공했으니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톨로라야 소장은 "북한이 빨리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이란 등 외국 전문가들의 도움이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에 북한이 발사에 성공했다고 해서 다음번에도 꼭 성공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로켓은 실제 무기 운반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이기 보다 국제사회로부터 우주강국의 지위를 인정받고 대외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로 이용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12월을 발사 시점으로 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 1주년을 맞아 그의 유훈을 이행한다는 성격이 강하다"며 "한국의 대선도 염두에 두긴 했겠지만 그것이 발사일 결정에서 중요한 요인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동방학 연구소 과장은 "세계 로켓 강국들의 경험에 비춰볼 때 충분한 로켓 기술을 확보하려면 여러 차례의 실험과 발사가 필요하다"며 "북한의 이번 발사 성공이 큰 성과이긴 하지만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 완료됐다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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